[분석] 미국 상대하는 中 공산당 최대 무기는 ‘통일전선’

정용진
2022년 03월 5일 오전 9:00 업데이트: 2022년 03월 11일 오후 4:22

세계 정복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 공산당(중공)에 있어서만큼은 장난이 아닌 진심이다. 중공은 현재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은밀한 전쟁을 벌이며 자신이 초강대국에 오르려 한다. 중공의 목적은 세계 공산화다.

미국을 군사력, 물리적 힘으로 압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지듯, 군사력 2위인 러시아라고 하더라도 미국의 지원에 힘입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가 전력을 기울인 것은 아니지만, 미국도 직접 개입을 피하고 지원만 하고 있다.

중공 역시 미국을 정면 상대하는 것은 자멸로 치닫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공산주의 혁명 과정에서, 자유민주 세력의 숨통을 끊기 위해 사용해온 음험한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 중공을 창당한 마오쩌둥이 “마법무기(法寶)”라고 극찬한 ‘통일전선, 무장투쟁, 당조직 건설’ 전략이다.

통일전선은 원래 “전선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의미로 공산주의자들이 즐겨 쓰는 특유의 전술이다. 더 강한 적을 상대하자며 적에게 협력할 것을 제안하고는 몰래 적 내부에 내통하는 세력을 심는다. 실제로 ‘더 강한 적’은 적에게 상대하게 해 힘을 소진시키고 자신은 뒤에서 세력을 키운다.

국민당-공산당이 중국 대륙의 주도권을 두고 싸운 국공내전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공산당이 “‘같은 민족끼리’ 힘을 합쳐 일본군을 상대하자”며 국민당에 협력을 제안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군의 공격에 참살당하는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당이 전력을 기울이는 사이 공산당은 국민당 내부에 첩자를 심으며 힘을 키웠고 결국 국민당을 대만으로 몰아내려는 목적을 이뤘다.

구체적으로 통일전선은 포섭 대상자의 성향이나 취약점을 파악한 뒤 그에 맞춰 다양한 방식, 이를테면 경제적 이익, 미인계, 관직, 명예 등으로 유혹하기에 뿌리치기가 힘들다. 적의 중진이나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인사를 포섭해 자기편으로 만들고 이후 내부에서 끊임없이 발목을 잡도록 한다.

중공을 이를 “최소 비용과 노력으로 적에게 최대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묘책”이라고 자랑하지만, 상대방이 정신적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경우에는 통하지 않는다. 공산주의 진영과 싸움에서 자유민주 진영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자유민주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유혹을 이겨내왔기 때문이었다.

무장투쟁은 “적과 무력으로 싸운다”는 의미지만 여론전, 정보전, 경제전, 정치전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초기의 무장투쟁은 저소득 계층, 주로 농민과 노동자를 선동해 반란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중공은 약자를 철저히 짓밟는 정권이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을 폭력으로 탄압했다. 티베트,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소수민족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 공산주의 이념을 거부하는 가정교회 기독교 신도, 파룬궁 수련자에 대해서는 잔혹한 인권유린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중공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까지는 늘 약자의 편에 섰다. ‘공동’ 혹은 ‘나눔’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권력을 나누고 재산을 나누며 토지를 나눈다. 그러나 자신들이 가진 것은 전혀 나눠주지 않는다.

곤궁한 처지에 놓인 노동자와 농민에게 자본가와 지주의 것을 빼앗아 나눠주겠다며 다가가 농촌을 장악한 후 무장봉기를 일으켜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쓴다. 성난 농민들은 지주를 살해하지만 결국 얻는 것은 또 다른 차별대우다.

공산당은 산업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을 앞세워 파업을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선동에 거리로 나가 시위를 하게 한다. 한창 학업에 열중해야 할 학생들을 거리로 나서게 하는 이가 있다면 열에 아홉은 이들일 가능성이 있다.

멀쩡한 사회, 단체 내부에 지하조직을 만들어 자신들에 반대하는 인물을 따돌리고 협박한다. 시시콜콜한 문제점을 붙들고 끝없이 반대하고 비난하며, 선량한 사람들이 비난의 대상자에게 악감정과 증오를 품게 만든다. 증오가 퍼지면 기회를 틈타 대규모 시위로 폭동을 일으켜 사회 안정을 무너뜨린다.

무장투쟁의 하위 카테고리에 속한 여론전은 소위 ‘온라인 댓글부대’가 활동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중국에 비판적인 뉴스에 악의적 댓글을 달고, 중공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소셜미디어로 몰려가 비난을 퍼부어 입을 다물게 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친중, 친공 인사들이 화합과 평화를 내세우며 중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려 하고, 정치권에 영향력을 발휘에 국익이 아닌 중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만들도록 한다. 언론이 밝혀내지 않으면 국민은 모른다.

편 가르기, 구성원 갈라치기로 사회를 분열시켜 서로 간의 갈등을 조장한다. 일단 증오가 심어지면 나서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게 된다. 조직적인 활동으로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개인·정치인·단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들씌운다.

정보전은 해커나 정보통신(IT)기업 등을 통해 상대국 고위관리, 정치인, 주요 인사는 물론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중공이 타깃으로 삼은 사람들의 정보를 빼내는 활동이다. 기업이 피땀 흘려 일군 지적 재산을 훔쳐낸다. 일개 기업이 정부 차원의 해킹 공격을 막아내긴 힘들다.

경제전은 경제적 수단으로 경쟁하는 ‘선량한’ 수준이 아니다. 가짜상품, 심지어 위조지폐를 대량 생산해 상대국의 생산기반을 무너뜨리는 악질적 행위다. 가짜상품에 대응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산업구조 하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중국산 저질 불량 마스크가 판쳤지만, 생산 기반을 이미 중국에 넘긴 미국 등 주요국은 한동안 중국산을 수입해 써야 했다. 안보에 끼치는 손실이 심각하다. 이후 미국 등 여러 나라가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한 이유다.

중공의 무장투쟁에는 정치전도 포함된다. 이는 상대국의 선거 개입으로 나타난다. 중공은 다양한 현지 언론에 투자하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가 선거 때 중공에 반대하는 후보가 나타나면 언론을 이용해 견제하게 만든다. 적잖은 유권자들은 자국 언론의 보도와 논평을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만, 중국 자본이 들어간 언론의 논조가 언론의 사명에 입각해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보기 어렵다.

마지막 법보인 당조직 건설은 외국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공이 내부의 반란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해외 교민조직, 유학생 조직 내부에 설립되기도 한다. 유학생들이 중국과 관련된 일에 대거 동원되는 이유다.

중공은 거대한 군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러나 중공은 거대한 병력을 두고 운용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은 내부 반란을 억누르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방대한 군 조직은 그 자체로 중공에 위협이 된다. 이 때문에 중공은 군 최하부 조직인 중대에까지 군조직 체계와는 별개의 당 조직을 구축한다. 군에 대한 관리를 군사적 관리와 정치적 관리로 이원화하는 식이다.

이는 자국 군대마저 신뢰하지 않는 중공에서만 성립하는 체제다. 이러한 당조직 건설이 상대국과의 경쟁에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내부 반란을 잠재울 힘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논리가 성립된다.

마오쩌둥은 3대 무기가 각각 분리된 것이 아니라 결합해서 써야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위력을 내는 것은 통일전선이다.

통일전선에 대한 오해는 정치인이나 정부 관리가 대상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당은 물론 야당 정치인도 포함되며, 20~30년 후 ‘실력’을 발휘할 전도유망한 젊은 정치인도 목표물이 될 수 있다.

또한 상대국의 중국인 단체나 우호협회 관계자도 대상이며 기자나 언론사 사주, 관계당국 실무자도 포함된다. 대학 교수나 유명 연구자는 물론 국제단체 임원, 투자자도 포섭 대상이다.

아울러 연예인, 엔터테인먼트 거물, 영화제작사도 통일전선에 노출될 수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 영화 흐름과 어울리지 않게 중국인 캐릭터 등이 출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그 때문에 영화팬들로부터 반중 감정을 자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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