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 공산당 향방 결정짓는 중대회의 개막…시진핑 ‘위험한 거래’ 정황

탕징위안(唐靖遠)
2021년 11월 8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9일

중국 공산당(중공) 차기 지도부의 윤곽을 결정하는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 이른바 6중전회가 오늘(8일) 개막해 11일까지 열린다.

이 회의는 시진핑이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3연임을 사실상 확정짓는 자리인 만큼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차기 지도자는 내년 10월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선출되지만, 그 사전논의가 이번 회의에서 모두 이뤄지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여전히 여러 가지 어려움과 저항에 직면해 있지만 연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의 부패 척결을 통해 당·정·군 각 분야의 핵심 권력과 자원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여타 파벌과 ‘거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거래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짐작케 하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와, 종합 정리해봤다.

홍콩 매체, 세 번째 ‘역사 결의’ 내용 일부 흘려

친중공 매체인 홍콩 명보(明報)는 5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6중전회에서 심의할 제3차 ‘역사 결의’의 일부 내용을 전하면서 시진핑이 사실상 연임의 장애물을 정리했음을 시사하고 심지어 당내 다른 주요 파벌과 모종의 거래가 이뤄졌음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이 소식을 전한 홍콩 명보는 중화권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무협 소설가 김용(金庸)이 1959년 공동 창간한 신문이다. 이 매체는 한때 신망이 높았지만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에 중공과 가까운 기업가에게 넘어갔고, 그 후 친중공 성향이 나날이 깊어졌다.

명보는 새로운 역사 결의는 시진핑의 업적을 공고히 하는 것 외에 20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를 연임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명보는 또, 2018년에는 국가주석 3연임을 제한한 헌법 조항을 삭제해 장기 집권의 장애물을 제거했고, 새로운 역사 결의는 시진핑에게 공산당 100년 당사(黨史)에 기록될 ‘역사적’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공산당 100년사를 3단계로 분류하는 ‘3단계 논법’이 제기돼 왔다. 즉 중국 공산당 100년사를 관통하는 3대 영도자는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이고,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과도기에 속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의하면 새로운 결의는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지 덩샤오핑의 정치적 유산을 이은 것으로 보았고, 시진핑은 마오와 등에 이어 세 번째로 ‘새 시대’를 연 영도자로 꼽았다.

다시 말하면 장쩌민·후진타오 시대는 덩샤오핑이 연 ‘새로운 시대’의 일부, 즉 덩샤오핑 시대에 속한다는 것이다.

장쩌민에 대한 긍정 평가, 연임 위한 극약처방

명보가 6중전회를 앞두고 전한 역사 결의 관련 내용이 중공 내부 투쟁 측면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심지어 이는 최근에 폭로된 장가오리(張高麗) 전 부총리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 성폭행 파문이 어디로 향할지, 즉 이 수사의 향배와도 연관이 있다.

우선 명보가 전한 제한된 정보로 볼 때 세 번째 역사 결의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특히 장쩌민의 당내 공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장쩌민이 집권 시기에 저지른 악행 대부분에 합법성을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은 하나의 중대한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다. 바로 장쩌민이 1999년부터 파룬궁 수련자 1억 명을 상대로 시작한,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잔혹한 박해와 관련된다.

장쩌민이 나라를 다스리는 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장쩌민은 중공에 두 가지 ‘큰 유산’을 물려줬다. 하나는 파룬궁을 박해하는 정치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부패로 나라를 다스리고 ‘조용히 떼돈을 버는(悶聲大發財)’ 모델이다.

부패 문제는 시진핑이 선별적 반부패를 통해 일부 시정했다. 시진핑은 이 선별적 반부패를 통해 군권과 정재계의 권력을 상당 부분 회수했다.

시진핑은 파룬궁을 박해하는 정치운동에 적극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중지시키지도 않았다. 그의 이런 태도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학살한 혈채방(血債幫·피의 빚을 진 무리, 즉 장쩌민 집단)으로 하여금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게 했다.

결국 이들은 2017년 19대 당대회 이전에 당의 차세대 ‘핵심 지도자’라는 호칭과 지위를 얻고 임기 제한을 없애려는 시진핑의 심리를 이용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것은 시진핑이 ‘반부패는 부급(部級·장차관급)을 넘지 않고, 홍색(紅色) 권세가( 공산당 혁명 원로) 자제의 이익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암묵적 관행으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장쩌민 계파가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시진핑은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3연임을 위해 또다시 장쩌민 파벌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이른바 ‘역사 결의’ 방식으로 장쩌민의 범행을 추궁하지 않고 얼렁뚱땅 놓아줌으로써 한시적으로나마 정적과 타협하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이용하든 결국 함께 침몰할 운명

이 거래는 전형적인 악마와의 거래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공산당의 전체주의 체제를 이용하는 것이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종신 집권이라는 큰일을 해낸 뒤 장쩌민이 각 분야에 심어놓은 걸림돌들을 서서히 제거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장쩌민파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역으로 시진핑을 이용해 붉은 전체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진핑을 이 체제와 단단히 묶어두려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 체제와 단단히 묶일수록 혈채방을 더는 청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역사 결의에서 이미 장쩌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그는 이 결정을 번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파룬궁을 박해한 정치적 유산은 시진핑이 건드리지 않으려 해도 언젠가는 그의 몫이 될 것이다. 이 역시 그를 ‘끓는 물 속의 개구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시진핑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 지금의 중공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권력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고, 디지털 전체주의 시스템도 갈수록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중공의 세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고 시진핑은 그의 홍색 부흥의 꿈을 이룰 것이라는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다.

중공은 내부가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종기와도 같아 이제 겉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필자는 머지않아 중공이 완전히 해체되는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것은 경탄을 금치 못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결국 시진핑은 자신이 정적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상대도 그를 이용하고 그를 중공과 한데 묶어놓고 있어 종국에는 함께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 결의와 장가오리 스캔들에 대한 대처

이번 역사 결의는 또 하나의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상대의 스캔들이나 약점을 이용해 상대에게 경고하고 겁을 줘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큰데, 이는 그가 정적과 공개적으로 대결하는 시기를 그의 권력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확신한 뒤로 미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를 고발한 웨이보 게시물은 최소 34분 동안 삭제되지 않았다. 정국에 파문을 가져오기에는 충분한 시간 동안 걸려 있었던 셈이다.

또 장가오리가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기 직전인 2007~2012년 당 서기로 재직했던 톈진(天津)시에서 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중앙 규정의 정신을 위반한 전형적인 8개 사례’를 전격 통보했다.

또한 중기위 홈페이지에는 공상은행 전 상하이지점장 구궈밍(古國明)의 부정부패 사건의 세부사항을 밝혔다. 구궈밍의 재직 기간은 당시 상하이 시장 겸 당서기인 한정(韓正)의 재임 시기와 15년 동안 겹친다. 이 때문에 중기위가 의도적으로 한정에게 경고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것은 모두 정적에 경고하고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상대에게 값을 불러 놓고 상대가 값을 흥정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진핑이 6중전회 전이든 후든 ‘형불상상위·刑不上常委), 즉 ‘정치국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중공의 불문율을 깨고 장가오리를 잡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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