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미국 제재, 중국 공산당 최고 기밀 누설했다

탕하오(唐浩)
2020년 8월 13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14일

날카로운 분석으로 중화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국 전문기자 탕하오의 기자칼럼을 한국 독자들에게도 소개합니다.

반중(反中) 성향의 홍콩 현지 매체인 빈과일보(蘋果日報)의 창업자 지미 라이(黎智英)가 체포된 날, 베이징 당국은 미국 관료 11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해 미국의 제재에 보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제재 명단에는 루비오 상원의원 등 국회의원 6명과 민간 인권단체 관계자 5명이 포함됐다.

중공 기관지 환구시보(环球时报)의 편집장은 ‘이번 제재는 매우 정확하다’는 의기양양한 글을 내보내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우선, 미국이 제재한 11명의 관리는 모두 중공과 홍콩의 현직 관료지만 중국이 제재한 11명 중에 트럼프 정부 관료는 아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중공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가장 높였던 폼페이오조차 명단에 올리지 못했다. 심지어 그중 5명은 민간 인권단체 관계자인데, 이것이 어떻게 ‘정확’한 걸까.

중공이 현재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어 트럼프 정부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을 원치도, 할 수도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특히 남중국해에서 주변국을 도발해 미군의 전면 배치를 이끌어 전세가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당 매체는 돌연 “전략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오히려 중공군이 미국 측과 교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제재한 대상은 홍콩 인권과 자유, 법치를 훼손하는 중공과 홍콩 정부 관료들이지만, 중공이 제재한 대상은 중국과 홍콩 인권에 주목해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그들의 인권을 위해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온 유명인사들이다.

생각해 보자. 중공이 중국인의 인권을 응원하고, 중국인을 배려하는 외국 엘리트들을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애초에 중국 국민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는 바라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러한 중국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또 생각해 보자, 누가 중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적일까? 미국일까? 아니면 중국 국민들? 14억 중국인이야말로 중공 마음속의 가장 중요한 적일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사회 안정 비용을 늘려가면서까지 내국민을 진압하고, 돈과 폭력으로 독재의 안정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즉, 중공의 이번 제재 명단은 중공이 미국 측에 대항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며, 중공이 중국의 자유와 중국인의 인권을 반대하는 진정한 반중(反中) 세력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공의 최고 기밀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 미∙대만 수교 이루어질까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재 대만 방문 중이다. 미국과 중화민국이 단교한 이래로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 각료이자, 미∙대만 양자 관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미∙대만 양측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때 일본 언론에서 미국이 대만과 새로운 국제기구를 설립해 WHO를 대체하려 했다는 보도를 내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대만 당국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아자르 장관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에 대한 강력한 우정과 지지를 전한다고 했고, 차이잉원 총통은 미∙대만 방역 협력의 중요한 큰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개 회담에서 이렇다 할 큰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이번 아자르 장관의 방문은 미∙대만 관계가 계속 고조될 것을 보여주었으며, 올해 말 트럼프의 재선이 성사될 경우, 미국이 대만과 함께 중공에 맞서는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대만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고조될 수 있을까?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미국 측이 차이 총통을 중화민국 총통으로서 미국을 방문하게 했다면, ‘중화민국’의 주권을 인정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중공은 굉장히 분노할 것이다. 이는 대만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현재 미국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국가원수가 외국 순방에 나서는 것은 대선이 시작되기 반년 전에나 가능한 일이라 차이잉원 총통이 연말 선거 전에 미국을 방문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천시중(陈时中)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방미를 통해 미국의 전염병 대응 노력을 도울 수도 있다. 대만의 이번 전염병 사태의 성공적인 대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바다.

현재 전염병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미국 측이 천시중 장관에게 방미를 요청한다면, 대등한 외교적 상호작용과 전문적 교류를 과시하는 한편, 미국이 최고의 방역을 해낸 대만 관료를 초청해 전염병에 대한 조언과 대책을 구하는 등의 모습을 미국 시민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이고, 또한 트럼프 정부의 방역 성과로 약간의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계획은 상대적으로 실행할 수 있기도 하고, 미국 측에도 도움이 된다. 중공이 항의하더라도, 방역은 미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내정 문제이니,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를 ‘범정치화’하지 말아 달라고 엄숙하게 표명할 수 있다.

세 번째, 대만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이 있다. 최근 대만 언론계에서는 미국 측이 대만과 FTA를 체결해 경제무역 협력관계를 강화할지 여부를 놓고 자주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 측은 대만과의 FTA 체결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했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대만은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니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미∙대만 FTA는 일단 부결된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대만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을 수정해 FTA를 추진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네 번째, 대만이 환태평양 군사훈련의 참관인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군사 훈련인 환태평양 군사훈련은 오는 17일,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미∙중 관계의 저조로 올해 환태평양 훈련에는 중공이 초청받지 못했고, 미국 의회를 통과한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도 미군이 올해 대만을 훈련에 초청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 통지를 받지 못한 데다, 훈련 날짜가 상당히 가까워졌기 때문에 대만 국방부는 참관인 역할을 맡아 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중점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만군이 참관인으로 활동하게 될 수도 있고, 미국 측이 대만에 무기 판매 및 협력 훈련을 지속해서 제공하는 것은 대만과의 관계 강화와 연합 방어를 강화하는 데 있어 유력한 선택사항이다.

다섯 번째,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예민한 신경과 대만 내부의 주권 인정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미국과 대만이 수교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최근 대만의 독립을 인정함으로써 중공을 응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미∙중 관계가 극히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자, 어쨌든 미∙중∙대만 간의 삼각관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지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요인이 되고 있는데, 올해 미국의 대선 결과가 이 삼각관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계속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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