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창바이산’ 이름으로 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되나

황효정
2024년 03월 14일 오후 12:10 업데이트: 2024년 03월 14일 오후 12:10

백두산이 중국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될 예정이다.

14일 정부와 유네스코에 따르면,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제219차 유네스코(UNESCO) 집행이사회에서는 신규 세계지질공원 18곳을 인증하는 안건이 논의된다.

여기에는 중국 창바이산(長白山)이 포함됐다. 창바이산은 중국이 백두산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는 신규 세계지질공원 18곳 후보지들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 결정이 내려지면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대로 인증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다.

중국은 지난 2020년 중국 영토에 속하는 백두산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 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백두산은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이 중국 땅에 해당한다. 다만 천지는 약 55%가 북한 영토에 속한다.

백두산 장백폭포 전경|연합뉴스

국내 학계에서는 중국의 창바이산 세계지질공원 인증 시도가 남북한이 모두 의미를 두는 백두산을 ‘중국의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진단하는 의견이 나온다.

일례로 문상명 동북아역사재단 한중연구소 연구위원은 2022년 학술지 ‘동북아역사논총’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은 2006년부터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는 남북한에서 모두 중시하는 백두산의 역사와 가치를 독점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백두산을 만주족 ‘성산(聖山)’으로 선전하고 중국 명칭인 창바이산만 내세워 자신들의 산으로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며 “중국이 고구려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올리며 고구려를 중국 지방정권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백두산은 발해를 (중국) 고대사로 편입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장소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정된다. 전 세계 총 48개국에 195곳의 세계지질공원이 존재하며 한국과 중국에는 각각 5곳, 41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