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측근 뿐?…시진핑, 친위 세력으로 공안부 채웠다

웨산(岳山)
2021년 11월 26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26일

푸저우 서기 시절 아랫집 살던 ‘집사’ 왕샤오훙 등 요직 임명
20차 당대회 앞두고 안전 조치 추정…여전한 신변 위협 방증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 상무부부장(常務副部長)이 19일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이 겸임하던 공안부 서기 자리를 이어받았다.

20일 공안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샤오훙은 이미 중앙정법위 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왕샤오훙은 중공의 관례에 따라 공안부장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10월 공산당 20차 당대회 앞두고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시진핑이 왕샤오훙에게 공안부를 맡겨 장악하게 한 것은 중공 20차 당대회에 대비하는 포석의 일부임이 틀림없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19기 6중전회에서 이른바 중공의 ‘제3차 역사결의’가 채택됐다. 결의는 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시기를 하나의 시기로 묶고, 시진핑은 ‘신시대’의 1세대 지도자가 됐다. 이 또한 시진핑의 최고 권위자 지위를 굳히고 20차 당대회에서 연임을 결정하기 위한 포석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역사 결의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당내 각 파벌과의 타협과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이 당내 반대 세력과의 갈등을 완전히 봉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공안 시스템에서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등이 남겨 놓은 독소, 즉 잔당을 숙청하는 운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저우융캉은 시진핑의 정적인 장쩌민파에 속한다.

공안부 인사 조정은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안전을 위한 조치

숙청설이 무성했던 멍젠주(孟建柱) 전 중앙정법위 서기 등 퇴직한 장쩌민파 정법위 고위 관료들도 지금까지 정리되지 않고 있다.

공안시스템은 중국 공산당의 ‘칼자루’로 불린다. 이 조직은 중공이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주로 대내적으로 인민을 진압하는 역할을 하지만 중공 내 권력 투쟁이 격화하는 특수한 정치 환경에서는 통치자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지난 9월, 뤄원진(羅文進) 전 장쑤성 공안청 형사총대장이 덩후이린(鄧恢林) 전 충칭시 공안국장 등과 결탁해 ‘국가 지도자’ 암살을 모의했다는 소식이 중국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 ‘국가 지도자’가 바로 시진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덩후이린은 장쩌민파인 멍젠주가 정법위를 장악하던 시절 중앙정법위 판공실 주임을 지낸 인물로, 사실상 멍젠주의 ‘집사’였다.

9월 30일 쑨리쥔(孫力軍) 전 공안부 부부장이 당적과 공직을 동시에 박탈당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았다. 시진핑 당국이 그에게 통보한 죄명에는 “정치적 야심이 극도로 팽배하다”, “패거리를 만들어 핵심 부문을 장악했다”, “정치 안전을 심각하게 해쳤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쑨리쥔은 멍젠주가 중앙정법위 서기로 재직할 때 그의 직속 부하였다. 쑨리쥔의 야심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시진핑을 반역하려 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것도 포함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시진핑은 출행할 때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고 특히 왕샤오훙에게 의지하고 있다. 지난 7월 하순 시진핑이 티베트를 방문했을 때 왕샤오훙이 동행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시진핑은 관례를 깨고 3연임을 꾀하고 후계자도 두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당내 원성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이 “정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진짜 이유다. 중공 20차 당대회 전까지 시진핑의 안전을 위한 보안은 한층 강화될 것이고 왕샤오훙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왕샤오훙은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출신으로 시진핑과 친분이 두텁다. 1990년대 시진핑이 푸저우시 당서기를 하던 시절 왕샤오훙은 푸저우시 공안국 부국장, 국장을 지내며 시진핑의 안전을 책임졌다.

당시 왕샤오훙은 시진핑의 아래층에 살았고,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이 푸젠에 거주하지 않아 시진핑은 출장갈 때면 딸 시밍쩌(習明澤)를 왕샤오훙의 집에 자주 맡겼다고 한다. 이는 시진핑에 대한 왕샤오훙의 충성심과, 왕샤오훙에 대한 시진핑의 신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진핑이 집권한 후 왕샤오훙은 돌연 허난(河南)성 공안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에는 베이징시 공안국장에 발탁됐다. 시진핑이 이렇게 왕샤오훙을 공안 요직에 앉히는 것은 여러 갈래로 보안 방어선을 치는 조치의 일환이다.

시진핑의 심복 왕샤오훙, 중난하이 요인들 감시까지 담당

왕샤오훙은 2018년 공안부 상무부부장에 올랐다. 2019년에는 당국이 공안부 경위국(警衛局·공안부 8국)을 개편해 특근국(特勤局)으로 만들고 왕샤오훙이 당서기와 국장을 겸임했다. 이는 전에 없었던 직무다. 기존의 공안부 경위국의 직책을 참고하면 이 직책은 “경호 대상과 경호 목표, 중대 활동의 안전을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공안부 특근국이 경호하는 대상자는 ‘사부양고(四副兩高)’, 즉 국가부주석·전인대부위원장·국무원부총리·전국정협부주석·최고인민법원장·최고인민검찰원장과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요인들이다.

경호 대상 기관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과 각 부 위원회, 중기위(中紀委) 국가감사위원회, 최고법원과 최고검찰 등이다.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부국급(副國級·부총리급) 이상 고위 관리들을 경호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들을 감시하고, 나아가 중난하이(中南海·중공 수뇌부 집단거주지) 전체를 감시하는 것이다.

왕샤오훙의 권한은 또다시 확대됐고, 조만간 공안부 전체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머잖아 중난하이에 폭풍이 휘몰아칠 수도 있다.

현재 공안부 고위층의 구성을 보면, 시진핑 측근 세력이 이미 ‘칼자루’를 안정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공안부 수장은 자오커즈가 한시적으로 맡고 있고, 왕샤오훙 상무부부장, 쑨신양(孫新陽) 중기율검사위 공안부 조장, 두항웨이(杜航偉) 부부장, 쉬간루(許甘露) 부부장 겸 국가이민관리국장, 류자오(劉釗) 부부장, 린루이(林銳) 부부장, 펑옌(馮延) 정치부 주임, 천스위안(陳思源) 부부장 등이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 중 2020년 3월 장시(江西)성 기율위 서기에서 중기위 공안부 조장으로 자리를 옮긴 쑨신양은 산시(陝西)성 부평(富平) 출신으로 시진핑과 동향인 데다 시진핑의 이복형(사망)인 시정닝(習正寧)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린루이는 푸젠 민허우(閩侯) 출신으로, 왕샤오훙이 푸젠성 공안청 부청장을 할 때 공안청 사이버안전보위총대 총대장을 지냈다.

쉬간루는 푸젠성 퉁안(同安) 출신으로 시진핑이 푸젠성 샤먼(廈門)시 부시장으로 있을 때 샤먼시 공안국 카이위안(開元) 지국장, 샤먼시 공안국 부국장, 후리(湖裡)구 당서기를 역임했다. 1994년에는 상경해 공안부 출입국관리국 부국장과 국장, 공안부 경무보장국(警務保障局) 부국장, 교통관리국 국장을 지냈고, 2015년에는 허난(河南)성으로 자리를 옮겨 부성장과 성 공안청장을 지냈다. 이어 2016년에 허난성 상무위원, 정법위 서기에 올랐고, 2018년 3월에는 공안부 부부장, 국가이민관리국 국장에 발탁됐다.

펑옌 공안부 당위원회 위원 겸 정치부 주임은 왕샤오훙이 허난성 공안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청장을 지냈다.

시진핑 사단 ‘시자쥔(習家軍)’이 공안부 점령

천쓰위안은 지난 6월 28일에야 공안부 부장조리에서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왕샤오훙이 베이징 공안국장으로 있을 때 왕샤오훙의 직계 부하였다.

공안부 수뇌부 중 두항웨이 부부장만 유일하게 배경이 복잡하다. 그는 낙마한 양환닝(楊煥寧) 전 공안부 상무부부장, 허팅(何挺)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 마찬가지로 시난정법학원(西南政法學院) 수사학과 출신이다.

두항웨이는 1984년 대학 졸업 후 양환닝과 마찬가지로 공안부에 들어가 양환닝과 허팅이 이끄는 수사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그는 수사국 판공실 주임을 거쳐 2007년 수사국장에 올랐다. 2010년 양환닝의 주선으로 산시(陝西)성에 부임한 뒤 공안청장, 성(省) 상무위원, 정법위 서기로 승진했다. 2013년 그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산시성 기율위가 인정하지 않았고, 그 후 공안부로 자리를 옮겼다.

류자오 부부장은 산시 푸펑(扶風) 출신으로 서북정법학원(西北政法學院) 법학과를 나왔다. 그의 배경은 가장 불분명하다.

공안부 수뇌부 구성을 보면 ‘시자쥔(習家軍·시진핑의 옛 부하들로 구성된 친위 세력)’이 이미 공안부를 차지했고, 자오커지는 조만간 부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다. 공안부 당서기직을 선점한 왕샤오훙의 권세는 한층 더 강해지고 있다.

왕샤오훙이 허난성 공안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허난성 소방총대장을 지낸 치옌쥔(亓延軍)이 지난해 베이징 부시장 겸 공안국장으로 부임했고, 왕샤오훙을 보좌했던 왕즈중(王志忠) 공안부 특근국 부국장이 2020년 4월 9일 광둥(廣東)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으로 부임했다.

또 왕샤오훙이 허난에서 근무할 당시 인연을 맺은 쉬칭(徐慶) 전 허난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이 2020년 12월 30일 상하이시 부시장과 상하이시 공안국장으로 부임했고, 왕샤오훙의 푸젠성 옛 부하인 천펑(陳楓) 푸톈(浦田)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올해 초 비밀리에 중롄판(中聯辦·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경무연락부를 이어받았다.

시진핑은 군과 무장경찰을 장악한 뒤 총을 가진 공안시스템에 시자쥔을 촘촘히 배치했다. 이는 물론 당내에 변고가 생겨 자신이 위협받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당내 투쟁으로 누가 공안 시스템을 장악하든 이 시스템은 중공 정권을 수호하는 기계로, 인권을 박해하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왕샤오훙과 두항웨이 등 공안부 고위관리들 역시 인민을 박해한 죄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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