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K-Art 5번째 시리즈 ‘고구려의 기상 불꽃으로 타오르다’ 展

이연재
2022년 10월 5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2년 10월 5일 오후 1:42

중국 지린성 지안현 통구에 고구려 고분 ‘무용총(舞踊塚)’이 있다. 고분 내부의 오른쪽 벽에는 수렵도가 그려져 있고, 왼쪽 벽에는 검은색 말을 탄 사람과 무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그림이 있다. 이 벽화를 서울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고구려 고분 벽화는 문헌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고대인의 얼굴, 패션, 예술, 주거생활 등 생생한 생활사를 그대로 담은 시각적 기록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현재 북한의 평양과 안악, 중국 길림성 환인과 집안 지역에 120여 기가 분포돼 있다. 벽화를 실견(實見)하기가 쉽지도 않지만, 현재는 대부분 보존을 위해 폐쇄돼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국화가 김경현 작가의 ‘고구려의 기상 불꽃으로 타오르다’展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렸다. 무우수갤러리의 K-Art 5번째 시리즈다. 석채와 광물성 안료를 바탕으로 그린 김 작가의 그림은 ‘마티에르(질감)’가 두드러진다. 주제가 나타내듯이 기마 민족인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그려내고 있다.

결-남은자리(수렵도)(위)와 결-남은자리(무용도)(아래) 무우수갤러리 제공

작품 ‘결-남은자리(수렵도)’, ‘결-남은자리(무용도)’는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와 무용도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된 작품은 두께를 많이 주기 위해 종이를 태워 붙이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하는 작업을 수 차례 반복해서 완성했다. 작품의 색감은 고분벽화의 붉은색과 흑색을 주조로 하여, 아주 오랜 시간 열화와 풍화를 거치며 퇴색된 벽화의 바랜 느낌을 주었다.

김 작가가 고분벽화를 모본으로 삼은 이유는 현재 볼 수 없다는 데에 대한 애석함과 그리움 때문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태워서 없어지는 건 내 안의 아픔을 정리하고 날려버리는 정화작용입니다. 종이를 태울 때 일어나는 작은 불꽃들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아름다워요. 내가 꼭 천상의 세계에 있는 듯 황홀경에 빠집니다. 밤을 꼬박 새워도 피곤한 줄 모르죠. 그럴 땐 내가 어떤 초월적인 에너지를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