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국 왜 공격하나?…미·중·러 간에 벌어지는 ‘외교 삼국지’

2018년 8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7일

국제사회의 미래와 밀접히 연관된 외교 게임이 미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 벌어지고 있지만 속사정이 무척 복잡하게 얽혀 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와 손을 잡으려 하지만, 은퇴한 특수공작원을 암살하려 한 러시아의 시도와 무역 관세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 언론이 최근 중국을 공격하는 보도를 빈번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대일로’의 외교적 함정에서부터 러시아의 과학기술을 훔쳐 만드는 중국의 ‘짝퉁’에 이르기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러시아는 연이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일까?

1. ‘일대일로’의 숨겨진 위협

무엇보다도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은 러시아가 무척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러 양국은 겉으로는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러시아는 속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빙자한 자금 살포 정책으로 러시아 주변의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의 소국들을 중국에 밀착시킴으로써 러시아의 이익이 위협받는 동시에 지정학적으로 러시아가 고립되거나 뒷전으로 밀려 국제적인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의 통제를 받는 러시아 언론은 ‘일대일로’를 공격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경고하는 것 외에도 중앙아시아 주변의 작은 나라들의 반중(反中) 정서를 고취하고, 전선을 형성하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2. 중·러 영토 분쟁에 대한 우려

중국과의 영토 분쟁은 러시아가 우려하고 있는 또 다른 핵심 요소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오랫동안 영토권 분쟁을 겪어 왔다. 청나라 말기부터 러시아와 구소련은 중국 동북지역과 중앙아시아를 포함하는 많은 중국 영토를 점령했지만, 청나라와 중화민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9년, 전(前) 공산당 수뇌 장쩌민은 러시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대만의 40배에 이르는 북동부 지역 150만㎢를 러시아에 이전하겠는 협약을 옐친 전 대통령과 맺었다.

그러나 시진핑이 취임한 후, 그는 영토권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작년에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일부 영토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따라서 앞으로 분쟁 영역에 대한 베이징 당국의 반환 요구가 거세지면, 양측은 충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3. 남중국해 진출을 두고 벌어지는 중·러 간 갈등

석유 및 가스 산업은 항상 러시아의 핵심 산업이자 경제 대동맥이었다. 원유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는 당연히 러시아가 노리고 있는 새로운 지역이다.

올해 5월, 러시아 석유회사의 베트남 지사는 남중국해에서 유전과 가스전 탐사를 했고, 중국은 한때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구소련 때부터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었으며, 양자 간의 경제 및 무역 교류가 긴밀했으므로 남중국해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베트남과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많은 산업 분야가 동남아시아로 이전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선도해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러시아는 베트남을 기반으로 해외 에너지 산업을 개발하고 동남아시아의 신흥 경제국에 판매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먼저 러시아 국가 경제 자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나중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4. 중국의 기술 절취 및 모조품에 대한 불만

중국은 장기간 서방 기업의 기술을 훔치고 표절해 해외 국가들의 자산을 침해했다. 물론 러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러시아 언론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주 기밀을 훔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우주선 ‘선저우(神舟)’는 구소련의 ‘소유즈’ 복사품이다.

러시아 위성통신사는 “최근 비행 사고가 난 CCP-15전투기는 중국이 전투기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의 Su-33 전투기를 모방한 실패작이라고 폭로했다.

5. 미·중 사이에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중국의 확장을 막기 위해 미국은 최근 러시아와 관계를 재건하려고 한다. 얼마 전, CNBC와 인터뷰를 가진 트럼프는 “나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수 년 동안 러시아와의 관계는 끔찍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러 관계를 회복할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으며, 미·러가 손을 잡으면 곤경에 처하게 될 중국은 이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구슬리려 할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따라서 늘 계산적인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 사이를 맴돌며 모호한 메시지를 던지고,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취하려 할 것이다.

최근 러시아는 미국과 지속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경제 제재 또는 높은 관세로 서로 공방을 벌이는 한편, 언론 매체를 이용해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러시아가 양국의 주변을 맴돌며 양측 모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의도인 동시에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협상에서 두 개의 지렛대를 사용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에게 양국의 반(反)테러 협력, 의회의 대화 강화, 문화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내용의 서신을 랜드 폴(Rand Paul) 상원의원에게 보내도록 요청했다. 폴은 미·러 간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트위터에 이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이는 무척 특별한 경우라는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중국 공산당 외무부 실무위원회의 양지에치(杨洁篪) 국장도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따라서 미·중 간 러시아 쟁탈전이 소리 없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일대일로’, 즉 ‘중국 특색의 대국(大國) 외교’와 전 세계를 삼키려는 야욕, 그리고 한결같은 부도덕과 부정직이 러시아의 미래를 위협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은 계속해서 푸틴 대통령을 두렵게 만들 것이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에 선의를 가진 것처럼 행동해 보이지만, 그것은 폭풍이 몰아치기 전의 고요함일 수도 있다.

이 시점에 미국과 러시아 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미국과 유럽이 맺으려는 ‘제로 관세 자유무역 협정’을 앞에 놓고 서로 멀리서 소리만 치고 있는 형국으로, 이 또한 폭풍이 몰아치기 전의 고요함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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