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美 공화당 대선 경선 하차…“트럼프 지지”

오스틴 알론조(Austin Alonzo)
2024년 01월 22일 오후 1:20 업데이트: 2024년 01월 22일 오후 2:20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21일(현지 시간) 후보에서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디샌티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후보 사퇴 결정을 알렸다.

이어 “아이오와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기도하고 숙고했다”며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승리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원봉사, 기부 등을 요청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동시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의 낡은 공화당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며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좋게 포장된 코포라티즘(협조주의·Corporatism)을 대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사퇴함에 따라 미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간의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 선언 직후 “그는 훌륭한 경선 주자이자 주지사였다.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며 “이제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만이 남았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한 주(州)에서만 투표가 진행됐다. 그중 절반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며 “유권자들은 우리가 ‘새로운 보수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발언하고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월 23일 치러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쏟아부어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득표율 21.2%로 트럼프 전 대통령(51%)에게 크게 뒤처지며 2위를 기록했다.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헤일리 전 대사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리던 그의 지지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오와주의 정치학 전문가들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그의 메시지가 일반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 정치학 교수인 카렌 케드로브스키는 올해 초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결국 그는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나의 선거운동은 끝났지만, 나의 임무는 계속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에서도 승리할 경우,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조기에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