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국산 잠수함 하이쿤호…중국에 기밀 유출 의혹 제기

최창근
2023년 10월 3일 오후 3:01 업데이트: 2023년 10월 3일 오후 5:56

대만이 처음으로 자체 건조한 잠수함 관련 기밀이 중국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대만 군부 고위층에서 제기됐다.

10월 3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해당 잠수함 건조를 책임진 전직 국방부 참모총장(합참의장 해당)은 일부 대만 매체에 “일부 입법위원(국회의원)이 프로젝트를 내내 방해했다.”, “입찰과정에서 탈락한 업체가 중국에 정보를 유출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보도에 대하여 대만최고검찰서(대검찰청 해당)는 9월 2일, “국가 안전과 국방 기밀에 관한 것으로 각계의 중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대만고등검찰서(고등검찰청)와 타이베이지방검찰서에 신속 수사 착수를 지시했다. 검찰은 의혹의 자세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인물의 이름 등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28일 대만 가오슝에서 진수된 잠수함은 하이쿤급 1번 함이다. 대만의 국산 방위 잠수함(IDS) 프로젝트에 따라 건조됐다.

대만은 중국의 방해로 무기 도입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잠수함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대만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미국 해군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운용했던 텐치급 잠수함인 하이신급 두 척,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건조된 즈바리디스급 잠수함인 친룽급 두 척이 전부였다. 해당 잠수함들은 심각한 노후화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무기 공급처인 미국도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이 없어 대만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이 속에서 대만은2014년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2016년 대만 가오슝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에서 시작한 하이창(海長) 계획으로 구체화됐다. 이후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술 이전 승인을 통해 탄력을 받았다.

하이쿤급은 2021년 11월 16일 가오슝의 대만국제조선공사에서 용골 거치식을 가지면서 건조를 시작했다. 해당 잠수함은 길이 약 70m, 수중배수량은 2,500톤급이다.

잠수함을 자체 건조해 실전 배치하는 것은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항공모함 전단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억지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속에서 대만이 처음으로 자체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싸고 제기된 ‘잠수함 관련 기밀 누출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