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中어민 사망’ 사건…양안 갈등 새 불씨 되나

황효정
2024년 02월 19일 오후 2:46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2:58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金門島) 해역에서 도주하던 중국 어선이 전복돼 어민 2명이 사망하면서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전날인 17일 “대륙(중국)은 대만 동포에 대해 선의로 가득 차 있지만, 대만이 대륙 어민의 생명·재산 안전을 무시하는 행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 대변인은 “(대만은) 사실과 진상을 규명해 관련 책임자를 엄정히 처분하고, 사망자 가족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에 해명을 내놔야 한다”면서 “대륙은 더 나아간 조처를 할 권리를 갖고 있다. 모든 부정적 결과는 대만이 부담한다”고 발언했다.

주 대변인은 나아가 “해협 양안은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하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라며 “양안 어민은 예로부터 샤먼-진먼다오 해역의 전통적 어장에서 조업해 왔다. 소위 ‘금지·제한 수역’이라는 말은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중국 해경 역시 푸젠성 샤먼과 대만 진먼다오 사이의 상시 순찰 방침을 공개했다. 중국 해경 대변인은 “샤먼-진먼다오 해역에서 상시화한 법 집행·순찰 행동을 전개하고, 관련 해역의 조업 질서를 한발 더 나아가 수호함으로써 어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사진=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제공

앞서 이달 14일 오후 1시 45분께 중국 남부 푸젠성과 대만 진먼다오 사이 해역에서는 중국 어선 한 척이 대만 해경을 피해 빠른 속도로 급선회, 도주하다 전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배에 타고 있던 어민 4명이 물에 빠졌다. 대만 해경은 4명을 구조했으나 이 중 2명은 결국 숨졌다. 나머지 2명은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이들이 어망을 수거하기 위해 중국-대만 해상 경계를 넘어 금지 수역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대륙 선원이 우리의 법 집행 업무에 협조를 거부해 발생한 이번 불행한 사건에 깊이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의 1차 조사 결과 우리 해경 인원은 법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 결코 부당함이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소수’의 중국인이 여러 해 동안 경계를 넘어 모래 채취, 폭발물·독소를 이용한 물고기잡이, 해양 쓰레기 투기 등으로 생태계를 훼손해 왔으며 대만의 통제 강화 요구에도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중국 어선이 무단으로 대만의 제한·금지 수역에 진입해 고가의 물고기를 잡아갔으므로 단속을 강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