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네티즌 ‘함정수사’에 걸린 中 공산당 댓글부대가 쓴 ‘나는 개인이오’의 뜻

한동훈
2020년 2월 29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6일

“난 개인이요. 어디 변절을 합니까? 내 의지가 아니다.”

한국인이 썼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어휘와 말투.

한국어를 구사하는 조선족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커뮤니티와 포털 등지에서 여론조작에 대거 동원되고 있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함정수사’를 펼쳤다.

그에 걸려든 ‘댓글알바’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뒤늦게 함정에 빠진 것을 알고 누군가(?)를 향해 자신이 변절자가 아님을 해명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 같이 “나는 개인이요”라는 댓글을 달아놓아 도대체 무슨 뜻인지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 이용자는 과거 공산당원들이 국민당에 들어가 간첩 활동을 할 때 개인 신분으로 가입했던 역사적 사실까지 들춰내며 “공산당원임을 강조하려 한 것”이라는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나는 개인이요’ 댓글이 달린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나는 개인이요’ 댓글이 달린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그럼에도 다수의 이용자가 속 시원한 감을 느끼지 못한 가운데, 유력한 해석이 나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신을 “전(前) 조선족”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현재 둥타이왕(동태망) url이 퍼져 많은 조선족이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댓글을 적는 건 일종의 자기 보신”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조선족과 중국인은 반중성향 사이트에 접속기록이 남으면 공안에 의해 조사가 들어간다. 접속기록이란 통신사 등에 기록되는 로그(log)파일로 추정된다.

조사의 쟁점은 집단적인 행동이냐 아니냐다. 중국인들이 공산당에서 금지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은 종종 있다. 정권 지지 댓글을 달다가 실수로 클릭할 수도 있어서다. 이때 ‘개인적 실수’임을 밝히면 며칠 조사로 끝날 수도 있다.

‘나는 개인이요’에 대한 해석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집단행동으로 파악되면 감금 조사에 들어가는데,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다. 그래서 ‘단체’가 아니라 ‘개인’임을 강조하는 댓글을 남긴다는 것이다.

이때, 중국인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한글로 “나는 개인이요”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만든 ‘함정’은 이렇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해달라는 호소 게시물을 올리고, 지지 댓글 등을 써야 하는 기사나 사이트의 링크 주소를 남긴다.

링크 주소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해놓거나 직접 클릭하기 전에는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기 어렵게 변환·축약된 주소로 써놓는다.

예를 들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들어가 특정 청원을 지지해달라고 한 뒤 그 아래에 중국에서 금지된 사이트 링크를 달아놓는 식이다.

그 대표적 사이트 중 하나가 동태망(둥타이왕, dongtaiwang.com)이다. 사실 동태망 그 자체는 다른 매체 기사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포털이다.

주로 본지 에포크타임스,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희망지성 등 중국 공산당의 비리나 실정, 범죄들에 대해서도 검열 없이 보도하는 매체들이다. 파룬궁 소식을 알리는 글들도 실린다.

중국의 인터넷 차단 시스템 돌파 프로그램인 프리게이트 구동화면 | 화면 캡처

또한 동태망에서는 중국 공산당에서 설치한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을 돌파하는 프로그램인 ‘프리게이트’도 다운받을 수 있다.

동태망은 지난 2002년 중국의 인권탄압을 피해 해외로 이주한 중국인 파룬궁 수련생들이 설립했으며, 중국 정권의 대규모 해킹 공격을 18년간 견디며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공산당 댓글알바의 활동상을 접하게 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를 ‘조선족 게이트’로 명명하고 오는 3월1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 켐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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