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은~…왜 하필 ‘까치’일까?

연유선
2024년 02월 9일 오후 6:25 업데이트: 2024년 02월 9일 오후 7:24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날이 되면 흘러나오는 국민 송, 윤극영 시인의 동요 ‘설날’입니다.

그런데 다들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왜 하필 까치가 등장한 걸까요?

까치 설날에 관해 여러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학계에서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설은 무속·민속 연구 권위자였던 고(故) 서정범 교수의 주장입니다.

서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원래 섣달그믐날은 ‘아찬 설’ 또는 ‘아치 설’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찬’, ‘아치’는 순우리말로 ‘작은(小)’을 뜻하는데요. 설 전날을 ‘작은 설’이라는 뜻으로 ‘아치 설’이라고 했다는 것이죠.

큰 설은 ‘한설’로, 작은 설은 ‘아치 설’로 불렸는데 세월이 흐르며 ‘아치’가 뜻을 상실하며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국립국어원은 구어로 썼던 말이 변형됐다고 보면 ‘아치 설’의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또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윤극영 선생이 작사·작곡한 ‘설날’을 발표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인 1924년입니다.

윤극영 선생은 일본에 우리말과 동요까지 빼앗긴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죠.

당시 일본은 양력 1월 1일 신정을 설날로 쇠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설날은 음력 1월 1일인데요.

일제의 설이 우리 민족의 설날인 음력 1월 1일보다 앞선 시점이기 때문에 ‘어저께’라고 말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왜 일본을 까치로 비유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치가 길조(吉鳥)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까치는 마을에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경계의 표시로 우는데, 우리 조상들은 자식, 손주처럼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외에도 까치의 무늬와 비슷한 색동저고리를 설 전날에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가족과 따뜻한 설날을 맞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