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데이터 왜곡 심각…기후변화 대응예산 거액 낭비”

지구온난화에서 기후변동으로...기후 담론 허와 실①

케이티 스펜스
2024년 02월 10일 오전 11:24 업데이트: 2024년 02월 11일 오전 11:36

미국 해양대기청 기온관측지점 96%가 배기구 옆, 옥상 등에 위치
“기온 관측값 전반적으로 높게 측정돼…정확히 보정할 방법 없다”

유엔은 ‘생존 가능한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온도보다 섭씨 1.5도 이상 상승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가뭄 및 기상 관련 재해의 증가, 열 관련 질병 및 사망자 증가, 식량 감소 및 빈곤층 증가와 같은 수많은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가오는 재앙을 피하고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유럽연합(EU)과 함께 유엔 가입국 194개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실질적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국제 기후조약인 파리협정에 서명했다. 파리협정 이후 기후 관련 프로젝트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예산이 배정됐다.

비영리 정책 자문 단체인 ‘기후정책이니셔티브(Climate Policy Initiative)’에 따르면 지난 2021년과 2022년 전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1조3000억 원의 세금이 이러한 기후변화 대비 프로젝트에 지출됐다.

기후정책이니셔티브는 보고서를 통해 이는 2019년과 2020년의 지출액인 6530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2011년과 2012년에 지출된 3640억 달러와 비교하면 매우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정도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미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2023년이 기상 관측 이래로 가장 더운 해였다고 발표했다. NOAA의 기후 변화 관측소에 따르면 2023년 지구의 평균 ‘육지 및 해양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섭씨 1.35도 상승했다.

NOAA 수석과학자 사라 카프닉은 “2023년은 NOAA가 174년 전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따뜻한 해였으며, 앞으로도 더 더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구 온난화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이변은 앞으로 더 빈도가 더 높아지고 정도도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많은 기상학자들은 이러한 기온 데이터에 오류가 있으며, 수조 달러 규모의 예산이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 해결에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상학자이자 미국 하트랜드연구소의 환경 및 기후 선임연구원이며 기후 변화에 대한 웹사이트 ‘와츠업위드댓(Watts Up With That)’의 운영자인 앤서니 와츠는 NOAA의 온도 관측소 90% 이상이 일종의 ‘열적 편향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와츠 선임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90%가 넘는 엄청난 열적 편향성 때문에 기후 데이터의 편향성이 심각하다. 그렇기 때문에 NOAA가 이러한 편향성을 줄이려는 시도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열적 편향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관측소들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도시 외곽 들판에 있거나 100년 넘게 운영된 농업용 관측소들이다. 그러나 그런 관측소들은 소수이며 훨씬 더 편향된 데이터가 절대다수이기 때문에 결국 전체 데이터가 편향성을 띠게 된다.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상학자가 2013년 7월 2일 메릴랜드주 리버데일에 있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기상 및 기후 예측 센터에서 날씨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 Mark Wilson/Getty Images

기상학자 로이 스펜서도 와츠 선임연구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스펜서는 “지표 온도계 데이터는 도시화로 인해 형성된 ‘도시 열섬’ 현상에 의한 가짜 온난화 효과를 여전히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에너지 변화를 주도하는 데 사용되는 컴퓨터 기반 기후 모델에 좀 더 많은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펜서는 앨라배마대학의 수석 연구과학자이자 NASA가 발사한 지구 수자원 순환 모니터링 위성인 아쿠아 위성에 탑재된 첨단 마이크로파 탐지기를 개발한 미국 과학팀을 이끌었으며, 이러한 탁월한 업적을 바탕으로 NASA로부터 공훈 메달을 받은 바 있다.

공인 기상자문가인 존 셰척 예비역 중령은 온도 측정값의 문제는 열 편향성을 넘어선 문제라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미 공군에서 고급 기상장교로 근무한 바 있는 그는 “NOAA의 미국기후역사네트워크(USHCN) 온도 데이터 보정에 대한 많은 보고서를 보고 난 후, 직접 기후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분석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확인한 바를 나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기온 데이터는 더 낮도록 보정된 반면, 현재 기온 데이터는 더 높도록 보정돼 있었으며 이는 분명했다”며 NOAA와 NASA가 과거 기온 데이터를 더 차가운 것처럼 보이게 조절해 현재의 지구 온난화 추세를 더 뚜렷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기온 측정값, 도심 기준으로 측정…상향 편향

미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도시 열섬’ 효과는 태양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건물, 도로 및 기타 사회기반시설이 많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결과적으로 실제 기온보다 더 높은 온도를 유발한다.

EPA는 공식적으로 “도심 지역의 낮 기온은 도시 외곽의 기온보다 화씨 1~7도 더 높게 측정되고, 밤 기온은 도심 지역이 도시 외곽보다 2~5도 더 높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NOAA도 모든 기후 관측소를 콘크리트, 아스팔트, 건물과 같이 태양열 복사를 유발하는 요소로부터 최소 100피트(약 3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3월, 와츠 선임연구원은 NOAA의 기온관측소의 89%가 이러한 요소로부터 100피트 이상 떨어져 있지 않으며, 그중 상당수는 열을 매우 잘 흡수하는 공항 활주로 옆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우리는 에어컨 실외기 옆, 아스팔트 주차장과 도로로 둘러싸인 곳, 무더운 옥상, 열의 복사 배출이 매우 쉽게 일어나는 보도와 건물 근처에 위치한 기온관측소를 다수 발견했다”, “우리가 발견한 기온관측소 중 68개는 하수도처리장 근처에 있었는데, 하수도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실제 지역 기온보다 더 높은 측정값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도별 세계 지표면 평균 온도 변동 추이 | 그래프=에포크타임스

또한 보고서는 ‘세계 최고 신뢰도’를 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 기온 데이터조차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 기온 데이터베이스 또한 손상돼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의 내용으로 논란이 일자, 미국 감찰관실(OIG)과 연방정부 감사원은 이 보고서를 검증해 와츠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NOAA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감찰관실은 “NOAA는 기록되지 않은 관측소 이전, 잘못된 위치 선정 또는 기기 변경과 같은 원인으로 인해 USHCN 데이터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며 “모든 전문가들은 데이터 조정의 필요성을 없애기 위해 개선되고 현대화된 기후 보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NOAA의 해결 약속에도 불구하고 와츠 선임연구원은 NOAA의 문제 해결 여부에 의구심을 품었고, 2022년 4월과 5월 그와 그의 연구팀은 지난 2009년 방문했던 여러 기온관측소를 다시 방문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27일 96%에 달하는 NOAA의 기온관측소가 여전히 자체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와츠 선임연구원은 “미국, 그리고 아마 전 세계 지표면 기온 네트워크에는 두 가지 주요 편향이 반영돼 있다”며 “가장 큰 편향은 도시 열섬 효과다. 열이 지표면에 머물러 있다가 밤중에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도시 외곽이나 들판에서 측정한 기온보다 최저 기온값이 더 높게 측정된다”고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학생들이 2023년 2월 8일 멤피스에서 토네이도에 관한 미 해양대기청(NOAA) 교육의 날을 맞아 기상 관측기구를 운반하고 있다. | Seth Herald/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수년간 기온관측소 주변에 점점 더 많은 사회기반시설이 구축됐고, 밤이 되면 이러한 시설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흡수한 열을 방출, 밤중 대기 온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와츠 연구원은 또한 “누가 자료를 생산했는지 관계없이 모든 기후 데이터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하루 중 최저기온 상승률이 최고기온 상승률보다 더 가파르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하루 중 최저기온은 열섬 효과로 인해 상당수 왜곡돼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이 둘의 평균 기온”이라고 설명했다.

NOAA와 NASA 모두 데이터 조정을 통해 도시 열섬 효과로 인한 관측값 왜곡을 보정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상 기온관측소 96%가 도시 열섬 효과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열적 편향성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와츠 연구원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그는 “이런 열적 편향성이 발생하지 않은 기온관측소에서 관측된 데이터는 다른 관측소에 비해 온난화 진행 속도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