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에너지로 세상을 이롭게…대만 예술가 수상작

제6회 NTD 국제인물화 공모전 수상작

로레인 페리에(Lorraine Ferrier)
2024년 02월 12일 오전 8:3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2일 오전 8:40

대만 예술가 장신루(江昕儒)는 전통 사실주의 회화의 부활을 기치로 열린 제6회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이하 NIFPC)에서 ‘심오한 인문학상(Profound Humanities Awasrd)’을 수상했다.  

그녀는 현대 미술 작품 대다수가 인간 본성 속 방종한 측면을 표현해 작가 본인뿐 아니라 그림을 보는 관객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그림의 주제가 긍정적 에너지나 좋은 생각을 전달한다면 사회 전반을 개선하는 데 더 나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인간성을 깨우치고 고양하기 위해 주로 역사적 사건의 한 장면을 그린다고 전했다.

2024년 1월 18일 제6회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에서 장신루(대만)가 자신의 작품 앞에 있다. | Samira Bouaou/에포크타임스

장신루는 미술에 입문해 12년간 전통 미술 기법을 배우는 데 집중했다. 유화를 통해 전통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녀는 첫 번째 유화 작품인 ‘눈 속의 매화’로 2019년 제5회 NIFPC에서 동상을 수상했고, 두 번째 작품으로 제6회 NIFPC에서  심오한 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가치를 담은 그림

장신루는 역사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영화감독이 각본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처럼 화가는 사건의 규모와 복합성을 하나의 그림 속에 응축해 넣는다. 그녀는 “그림은 인종과 언어를 초월해 작품 속에 투영된 정신을 보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눈 속의 매화’, 장신루(대만). 캔버스에 오일 |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

그녀의 첫 유화 작품이자 제5회 NIFPC 동상 수상작 ‘눈 속의 매화’는 선과 악의 투쟁이 담긴 일련의 사건을 주제로 했다. 이 작품에서는 고문당하는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를 그렸다. 그림 상단에는 둥근 보름달이 떠 있고, 하단에는 한 젊은 여성이 부상당한채 누워 있다. 여성은 파룬궁의 세 가지 원칙 진(眞)·선(善)·인(忍)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원들에게 박해당했다. 장갑차에 연결된 줄에 묶여 끌려온 여성은 파룬궁 깃발을 움켜쥔 채 꼼짝도 못 하고 눈 속에 누워 있다.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박해는 1999년부터 오늘날까지 지속하고 있다.

이 작품 제목인 ‘매화’는 중국 문화권에서는 자주 쓰이는 소재다. 매화는 가장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피는 꽃으로, 봄의 전조를 상징한다. 공자는 매화가 덕의 원칙과 가치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녀는 파룬궁 수련자들에게 자행되는 중국 공산당의 악행과 여러 사건을 작품에 담아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의 의미를 전하는 한편 곧 봄이 올 것임을 시사했다.

자유를 향한 목소리

두 번째 작품 이후 그녀는 밝고 신성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다. 그러나 2019년 홍콩에서 자유를 열망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그녀는 역사를 기록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또다시 붓을 들었다. 그녀는홍콩 시민들이 파룬궁 수련자들처럼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해 고통받고 있고, 자유와 신념을 박탈당하며 박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작품을 그리게 된 동기를 전했다.

이 같은 주제는 전 세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을 제한받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보를 검열하고, 언론마저 통제돼 진실을 전하지 않는 매체도 많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안 속에서 양심을 선택하다’, 장신루(대만). 캔버스에 오일 |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

그녀의 제6회 NIFPC 출품작인 ‘정치적 불안 속에서 양심을 선택하다’에는 복면을 쓴 시위자가 거대한 깃발을 흔들고 있다. 깃발에는 ‘자유 홍콩·지금 혁명’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무장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퍼붓고, 시위대는 우산과 안전모로 몸을 보호하고 있다. 깃발 아래 한 여성 시위자는 모자를 쓴 시위자에게 몸을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며 신의 자비와 도움을 간구하고 있다. 모자를 쓴 남성이 “멈춰”라는 손동작을 취하자 한 무리의 경찰들이 그림 하단의 어두운 심연으로 떨어진다. 이 장면은 수 세기 동안 전통적으로 미덕과 악의 대립에서 선이 승리하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쓰는 구도이기도 하다. 장신루는 작품에 대해 “겉으로는 악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선을 이길 수 없다”며 단호한 어조로 “언젠가는 악행이 드러나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이롭게 하다

그녀는 NIFPC처럼 전통 예술의 부활을 지향하는 대회를 자기 예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실력을 향상하는 기회로 여긴다.

이번 대회에는 20여 개 국가의 예술가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언어 장벽으로 소통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예술에 대한 애정, 특히 사실주의 예술에 대한 공통된 사랑을 바탕으로 교감하고 소통했다. 장신루는 서로의 그림 기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장을 가졌다고 전했다.

전통문화를 되살리려는 NIFPC의 사명에 대해 장신루는 “(대회가) 전통 예술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세상의 길잡이가 되고 긍정적 영향력을 확산하는 예술을 더 널리 전파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레인 페리에는 영국 런던 교외에 거주하며 에포크타임스에 미술과 장인 정신에 대해 글을 씁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기사화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