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학원, 어린 학생들 침투 심각…빨리 폐쇄해야” 시민단체 발족식

이윤정
2020년 11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11월 25일

“공자학원 폐쇄 운동은 중국 공산당을 이 땅에서 추방하기 위한 상징으로,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시민단체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CUCI·Citizens for Unveiling Confucius Institute)’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 앞에서 발족식 겸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국회, 각 대학을 향해 중국 정부 지원 공자학원 시설 폐쇄를 촉구했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전파한다는 취지로 중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세계 곳곳 대학에 설치된 기관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설립 취지와 달리 중국 내 인권, 홍콩 시위 등이 이슈화되는 것을 막고 중국에 호의적 여론을 조성하며 자국 유학생을 감시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중국 공산당 선전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UCI는 지난해부터 공자학원의 실체와 폐해를 조사해온 ‘공자학원조사시민모임’, ‘공자학원추방국민운동본부’가 참여하고 해외 기관들과도 연대해 결성됐다.

한국에서의 본격적 활동을 알린 명동 발족식 겸 기자회견은 공자학원 추방을 위해 50일간 1인 시위를 벌여온 한민호 씨등 공동대표 3인이  주도했다.

이날 CUCI는 ‘중국공산당 선전공작기관 공자학원의 조속한 폐쇄를 권고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공자학원은 ‘공자’를 내걸어 경계심을 풀게 하고 친중 인사를 양성하는 공산주의 선전기관”이라며 “해당 국가의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인 유학생들을 감시·조종하는 첩보공작도 자행하고 있음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물론 국내 외교부 보고서(2018년)에서도 언급됐다”고 주장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국가한반’에서 운영한다. 미 국무부는 지난 8월 13일 공자학원을 ‘외국정부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미국 내 활동내역과 인원 변동, 자산 상황을 6개월에 한 번씩 보고하도록 했다.

CUCI는 공자학원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500개 이상 설치했으나 그 정체가 노출되면서 서구사회 위주로 폐쇄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자학원은 2020년 4월 기준, 162개 국가에 공자학원 545곳, 공자학당 1,170개가 설립됐으며, 1200만명 이상이 다니고 있다. 미국에는 75곳이 운영 중이다.

미국 정부는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의 미국 교육 분야 침투기관이며 공자학원을 통해 간첩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확신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모든 중국 공자학원이 올 연말까지 폐쇄되길 희망한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최근 공자학원은 6·25 전쟁에 대해서도 중국 공산당의 입맛대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미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잘못된 관점을 전 세계에 주입하고 있다.

CUCI는 “세계 각국의 공자학원이 한국전쟁 발발 원인을 ‘미국이 북침(북한을 침공)하고 중국이 조선의 독립을 돕기 위해 파병한 것’이라는 친중적 관점으로 지금까지 가르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한국 역사를 왜곡하고 학술적 진실을 외면한 것일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주입한 세뇌 행위”라고 강조했다.

공자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CUCI에 따르면 서울 공자아카데미에서 사용하는 어린이용 교재 ‘나와 함께 중국어를 배워요’(限我學漢語)’에는 ‘홍호의 물, 파도가 일고 일다(洪湖水 浪打浪)’라는 노래가 실려 있다.

노래 가사는 “사람마다 모두 천당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어찌 물고기와 쌀이 많이 나는 홍호만 하겠는가, 중국공산당의 은혜가 동해바다보다 깊다”로 중국공산당을 낯뜨겁게 찬양하는 내용이다.

또한 노래에서 “천당보다 아름답다”고 한 홍호는 중국 후베이성의 훙후(洪湖)를 가리킨다.

이곳에서 결성된 농민무장조직 ‘적위대’는 1930년대 마오쩌둥의 명령에 따라 인근 지역을 중국공산당 해방구로 만들고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지주 살해, 부녀자 강간, 재물 약탈 등을 저질렀다.

이 노래 자체가 적위대를 미화한 혁명가극 ‘홍호적위대(洪湖赤衛隊)’의 일부다.

적위대를 칭송한 내용도 문제지만 “천당보다 홍호(공산당 해방구)가 아름답다”는 노래 가사는 ‘지상에 인간천국을 만든다’는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어 더 심각하다.

공자학원의 경고성을 알리는 시민단체 회원들은 “한참 많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일 어린이들에게 공산주의 이념을 주입하는 것이 공자학원 중국어 교육의 가장 심각한 폐해”라고 입을 모은다.

당초 공산주의 중국에서 어린이들의 사고력을 묵살하기 위해 내놓은 교재를 그대로 가져다가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공산주의 이념을 미래 세대의 머릿속에 직수입하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에서는 공자학원이 장학제도를 이용해 학문의 자유가 보장된 대학에서 학생들을 자기검열시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공자학원 근무자 일부는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첩보요원이라는 의혹도 받는다. 미국이 올해 안에 대학내 모든 공자학원 철수를 위해 힘쓰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시아 최대, 세계 1호 공자학원 보유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공자학원이 문을 연 이래 23개 대학(1곳은 학원)에 공자학원이 설립됐고 고등학교 4곳과 사설학원 1곳에 공자학당이 운영 중이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숫자이며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는 이들을 견제하거나 활동을 조사하는 노력이 몇몇 시민단체 차원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주로 현황파악에 힘써왔던 시민단체들은 충분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판단해 이번에 CUCI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민호 CUCI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공자학원의 문제점을 먼저 인식한 시민들이 그동안 조사하고 공유해 온 것을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자학원의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대학, 정부, 국회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국내 각 대학에는 학술의 진실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공자학원의 실체를 바로 알고 폐쇄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공자학원을 통해 언어교육과 문화교류를 빙자로 은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샤프 파워(sharp power)’ 전략을 엄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회에는 공자학원 폐쇄와 향후 예방을 위한 법률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공동대표는 “앞으로 공론화를 위한 활동뿐 아니라 공자학원을 추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시작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도움과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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