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총선 직접 사과해야” 與도 “국정기조 변화 필요” 요구 분출

황효정
2024년 04월 12일 오후 5:46 업데이트: 2024년 04월 12일 오후 5:46

4·10 총선 결과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이르면 내주께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총선 당선인들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간 대화와 협치, 상생이 실종된 정치로 많은 국민께서 실망하셨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정치의 근본이 대화와 타협인데 당연히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못 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선거 후 ‘앞으로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다고 들었다”며 “진심으로 환영하고, 꼭 실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국민들께서는 이미 투표로 말씀을 하신 것 아니겠나. 이제 대통령이 진심으로 그에 대해 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소회를 국민 앞에서 담담하게 말씀드리고, 그에 대해 내가 스스로 벌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가 담긴 발언을 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민형배 의원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윤 대통령이 이번 심판에 대해 직접 사죄하는 말을 내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용인정 이언주 당선인은 MBC 라디오에서 “다음 국회 시작하기 전에는 최소한 대통령이 사과하고 국민들에게 국정 기조 전환의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모두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만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 의원은 “윤 대통령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민주당과 대화의 창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를 2년여 동안 안 만난 유일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및 22대 총선 당선인들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연합뉴스

뼈아픈 참패를 겪은 정부 여당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분당갑)은 MBC 라디오의 인터뷰에 응해 “국민들이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할 정도까지 열심히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험지로 꼽혔던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여당은 너무 정부와 대통령실에 종속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를 통해 “”대통령 스스로가 당을 추스르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 그렇게 된다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당에서 요구도 많아질 수 있고, 용산 대통령실이나 정부 측에서 당의 요구를 많이 받아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나아가 박정훈, 김재섭 당선인 등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 이 대표와 직접 대화를 촉구하는 의견도 하나둘 제기되기 시작한 상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패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이르면 내주 초 발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고 향후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정제된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입장문에 담을 내용 외 기자회견 혹은 국무회의 등 발표 형식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로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올해 신년에도 각각 대담 형태로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