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원 “DNA 불법 수집, 중국발 최대 위협…철저한 대비 필요”

릴리 저우
2024년 04월 8일 오후 3:46 업데이트: 2024년 04월 8일 오후 3:46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 하원의원이 생물보안(Biosecurity)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언급하며 “중국공산당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유전자 데이터를 토대로 생물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미스 의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전자 데이터에 대한 위협은 중국발 최대 위협”이라며 “중국이 DNA 편집 기술을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함에 따라 그 위협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영국인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다른 첨단기술과 마찬가지로, 유전체학도 신약 및 치료법 개발과 같이 이로운 데 쓰일 수 있다”며 “하지만 생물무기를 만드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제로 중국공산당은 유전체학을 악용해 중국 내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추적하며, 탄압하고 있다”며 “중국군은 인간 태아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변형해 방사능 저항성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실험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다.

중국의 거대 생명공학 기업인 BGI그룹은 중국 정권 주도하에 산전(産前) 검사기를 제작하고 판매했다. ‘니프티(NIFTY)’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검사기는 출산 전 다운증후군 등 태아의 유전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검사기를 이용한 산모와 태아의 DNA 데이터가 중국 본토에 있는 서버에 저장되며, 중국공산당이 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BGI그룹은 중국 내 소수민족의 유전자 데이터를 강제로 채취하는 등 다른 인권침해 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에 미국 당국은 이 회사의 일부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홍콩에 있는 BGI그룹 연구개발센터 | Song Bilong/The Epoch Times

그러나 BGI그룹 측은 “정치적, 군사적 목적으로 당국에 유전자 데이터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인권침해 문제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에서는 중국 생명공학 기업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바이오보안법(BIOSECURE Act)’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미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의료기관이 ‘외국 우려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여기에는 BGI그룹, MGI테크, 컴플리트 제노믹스, 우시앱텍 등 중국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생명공학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스미스 의원은 이 법안을 언급하며 “미국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영국은 위협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영국의 주요 의료기관들은 중국 생명공학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영국 국가안보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파비안 해밀턴 하원의원도 “중국이 유전체학의 핵심인 DNA 편집 기술을 AI 기술과 접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세계 생명공학 분야를 지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생물보안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