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산 저가 반도체도 규제 검토…“中 의존도 확 줄일 것”

테리 우(Terri Wu)
2023년 12월 27일 오후 5:21 업데이트: 2023년 12월 27일 오후 5:21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산 저가 반도체를 정조준했다. 중국산 반도체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 상무부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28nm(나노미터) 이상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관한 수입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범용 반도체는 자동차, 스마트폰, 냉장고 등의 일상용품은 물론 군사 시스템 및 의료 기기에도 쓰인다. 범용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 제조업체와 소비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오는 1월부터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범용 반도체 조달 및 사용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범용 반도체는 자동차, 통신, 방위 산업과 같은 미국의 핵심 산업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미국의 범용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는 외국 정부의 조치에 대응하는 것은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범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을 장악하려 시도하는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를 방지하고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B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공산당은 지난 10년간 자국 반도체 산업에 보조금 약 1500억 달러를 지원했다”며 “중국이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자국산 반도체의 시장 가격을 낮춤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해외의 공급망을 장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제조업체 옹호 단체 ‘번영하는 미국을 위한 연합(CPA)’은 첨단 반도체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 범위를 범용 반도체로까지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CP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 페리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범용 반도체 공급망은 거의 모든 미국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며 “그런 의미에서 중국이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공산당이 지적재산권 도용, 노동착취 등으로 저가의 반도체를 생산해 글로벌 업계를 장악함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반도체 관련 업체를 포함한 미국의 수많은 제조업체가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와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자유무역도, 공정무역도 불가능한 나라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