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단체 100개, ‘中 인권침해’ 규탄 시위 계획…“시진핑 퇴진 요구”

알렉스 우
2023년 11월 13일 오후 5:51 업데이트: 2023년 11월 13일 오후 8:10

국제사회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인권단체 100여 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59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미중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에 관한 논의를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인권단체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중국공산당은 펑리파, 쉬즈융, 딩자시, 지미 라이 등 임의로 구금된 양심수들을 즉각적으로 석방해야 하며 종교 탄압 및 인권 침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미국의 반(反)공산주의 활동가인 지에 리젠은 지난 10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월 14일 저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여러 도로가 이미 며칠 전부터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 중국 총영사관 인근을 지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시 주석의 이동 시간, 동선에 맞춰 중국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나를 포함한 수많은 중국인이 중국 정권의 인권침해로 인해 가족을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고통을 겪었다”며 “우리는 인권침해자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걸 환영하지 않는다. 이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시스템과 인권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반공(反共) 단체 다수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공산당의 인권 탄압, 시 주석의 미국 방문에 한목소리로 항의했다. 여기에는 10여 개의 미국 인권단체도 동참했다.

리젠은 “14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전역의 시민들에게 중국공산당에 저항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며, 시 주석과 공산당 퇴진을 위한 서명 운동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위는 중국공산당을 규탄하는 해외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뉴욕, 워싱턴 D.C., 시애틀, 덴버, 시카고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총 100여 개의 인권 및 반공 단체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의 중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무이사인 천촹촹은 에포크타임스에 “나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항의 집회를 열었고, 이번에도 거리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시 주석과 공산당 퇴진, 반체제 인사 석방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10월 1일, 중국 국경절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 중국공산당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 Ilene Eng/The Epoch Times

중국공산당의 자금 지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중국 학생 및 학자 협회 등 미국 내 중국인 단체에 시 주석의 방미 환영 행사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비와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은 중국 총영사관이 부담한다.

천 이사는 “여기에 더해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도 시 주석의 방미를 환영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공산당이 관련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모멘텀’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환영대를 조직하고 환영 행사를 열어 시 주석을 비판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환영하는 이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중국 작가 성쉐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의 인권 탄압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여러 인권단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인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여론은 바이든 대통령을 점차 압박할 것이며, 시 주석에게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에 시 주석은 매우 거센 항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