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中 친환경에너지 업체, 미국 국가안보 위협해”

테리 우(Terri Wu)
2023년 10월 26일 오후 6:42 업데이트: 2023년 10월 26일 오후 8:32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중국 친환경에너지 업체들이 관련 기술 및 인프라 등을 악용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지난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및 재생에너지 정책에 부합하는 친환경 산업의 성장이 미국의 중요 인프라와 데이터 보안, 공급망 무결성 등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지속되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 있어 정치적,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FDD 선임 연구원인 크레이그 싱글턴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을 그 사례로 들었다.

지난 2월 미국 포드자동차(이하 포드)는 CATL과 계약을 체결해 35억 달러(약 4조 7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그 직후 미 의회는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는 포드가 CATL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경우 미국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한 연방세액공제 혜택이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업체로 향할 수 있다는 국가안보 우려에 따른 것이었다.

FDD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보호하는 중국공산당의 우호적인 정책과 막대한 자금 지원 등이 없었다면, CATL은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에서 정치, 법률, 비즈니스 환경 등이 작동하는 원리와 맥락을 살펴보면 결국 CATL이 중국공산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CATL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쩡위췬은 중국공산당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소속돼 있다”며 “이런 관계는 중국공산당이 CATL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채널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포럼에서 CATL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쩡위췬이 발언하고 있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FDD는 “쩡위췬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맹목적인 충성을 다하고 있으며, CATL은 단순히 한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중국 정권의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만약 쩡위췬 회장의 충성심이 흔들린다고 해도,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최후가 자신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것”이라며 “결국 쩡위췬 회장은 중국 정권의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그런데도 중국공산당은 아무런 언급도 없이 쩡위췬 회장을 내친 뒤, 자신들의 입맛에 맞고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공산당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CATL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 및 제품이 미국에 대한 민감 정보 수집, 사이버 스파이 활동, 사보타주(Sabotage)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를 중국 측에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의 악의적인 행동으로 인해 미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산업 중심지와 금융 허브가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공공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한 번이라도 충전할 경우 최대 몇 년간 해킹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알렸다.

FDD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CATL이 제조한 배터리는 플로리다주, 버지니아주,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해병대 베이스캠프 르준 기지 내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 등에 설치돼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