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국경 4곳 통행 재개…당국 “불법이민 감소” 주장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4년 01월 4일 오후 9:34 업데이트: 2024년 01월 4일 오후 10:17

미국 정부가 ‘불법이민 감소’를 이유로 들며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을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행이 재개되는 곳은 텍사스주의 이글패스 교량, 애리조나주 루크빌 및 노갈레즈 검문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검문소 등 총 4곳이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멕시코와의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가 급증함에 따라 국경 지역의 교량과 검문소를 잇달아 폐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달 들어 불법 이민자의 수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에 국경 지역의 통행을 재개한다는 게 CBP의 설명이다.

CBP는 지난 2일 성명을 내어 “미국 내 보안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작전 계획을 수립해 적절한 자원을 배치함으로써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합법적인 경로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에 발을 들인 사람이나 미국에 체류할 법적 근거가 부족한 사람들을 식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CBP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해 필요에 따라 국경 보안 임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CBP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이어 “멕시코 당국은 국경 지역의 통행을 재개하기 위해 연방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CBP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27일 멕시코를 방문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고, 이후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멕시코 측이 이민자들을 멕시코 남부로 이동시키고, 베네수엘라로 추방하는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는 등 이민 단속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에 이민자의 국경 통행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글렌 그로스먼 미 하원의원(공화당·위스콘신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불법 이민자 30만 명 이상이 미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역대 최다 수치다.

마이크 존슨(공화당·루이지애나주) 미 하원의장은 지난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60여 명이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인 텍사스주 이글패스 교량을 시찰하기 전,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을 다른 곳으로 돌려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은폐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 불법 이민자들은 여전히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미국의 남쪽 국경은 ‘재앙’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