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TSMC에 16조원 파격 지원…공급망 탈중국 박차

이멜 아칸
2024년 04월 9일 오후 3:48 업데이트: 2024년 04월 9일 오후 3:48

미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총 116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TSMC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와 50억 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이전에 전 세계의 40%까지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1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심지어 최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량은 ‘제로(0)'”라며 “이는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및 지원을 통해 미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로직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발표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의 공급망과 국가안보를 지키는 첫걸음”이라며 “미국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데 TSMC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자동차, 사물인터넷, 고성능 컴퓨팅 등 다른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 연합뉴스

애리조나 공장

이미 TSMC는 400억 달러를 들여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생산 공장 두 곳을 건설하고 있다. 첫 번째 공장은 2021년, 두 번째 공장은 지난해에 건설을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2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030년까지 이 지역에 세 번째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첫 번째 공장은 2025년 상반기, 두 번째 공장은 2028년, 세 번째 공장은 2020년대 말부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공장 세 곳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고임금 일자리 최소 6000개가 생겨날 것으로 보이며,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포함하면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법에 따른 미 정부의 지원은 우리가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애리조나 공장을 통해 AMD,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 정부는 이르면 내주 한국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도 60억 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