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중국 ‘비밀 경찰서’ 사건 첫 공판…증거보호명령 승인

한동훈
2023년 10월 20일 오후 2:40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4:50

담당판사, 검찰 측 증거보호명령 신청 받아들여
소송 당사자의 증거물 외부공개·유포 차단 조치

미국 뉴욕에서 중국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2명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피고 루젠왕(盧建王), 천진핑(陳金平) 측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앞서 두 사람에게는 중국의 한 지방 향후회 간판을 내걸고 중국 비밀경찰서를 운영하는 등 중국 정보요원으로 활동하며 사법 방해를 저지른 혐의가 적용됐다.

담당판사인 니나 모리슨 연방판사는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증거보호명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피고인 두 사람에 대한 심문 기록과 다수의 전자기기에 기록된 통신 내용 등이 포함됐다.

모리슨 판사는 또한 피고 측 변호인에게 공소장에 포함된 사건 관련 기밀사항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고, 변호인은 이에 동의했다.

증거보호명령은 공개재판에서 소송 당사자가 소송 과정에서 증거로 제시된 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법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괴롭힘을 방지하고, 증인(후보)의 안전을 위해 사용된다.

특정 정보를 기밀로 지정해 피고인의 변호와 관련된 사람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유포나 양도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제한된 조건에서 열람을 허용하기도 한다.

모리슨 판사는 이 사건이 복잡한 수사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사자에게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브래디 공개 룰에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래디 룰은 검찰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만 공개해서는 안 되며 유리한 증거를 포함해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미국 사법 시스템상의 규정이다.

모리슨 판사는 또한 피고인 루젠왕과 천진핑에게 앞으로의 절차와 미국 형사소송법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 신속심리 규정도 언급했다.

이 규정은 재판 지연으로 피고인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피고 측 변호인이 변론 준비 등을 위해 재판 연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담당판사가 공정한 재판을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9일로 예정됐으며 모리슨 판사는 다음 재판까지는 양측의 재판 준비와 사법의 공정성을 고려해 재판 기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