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中공산당 한국 션윈 공연 ‘방해 공작’에 우려…“강경 대응해야”

에바 푸
2023년 11월 8일 오후 12:54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6:34

중국공산당이 미국 션윈(神韻) 예술단의 한국 공연을 막기 위해 한국의 주요 공연장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미 의회 의원들도 이에 동참해 한목소리로 중국 정권의 방해 공작을 비판했다.

앞서 에포크타임스의 조사 결과, 주한 중국대사관은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 전통문화를 보여준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중국의 전통문화를 무용과 음악으로 재현하는 션윈예술단의 공연을 차단하기 위해 재정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한국의 공연장들을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중국공산당의 방해 공작에 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일본 및 여타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공식 명칭인 ‘중화인민공화국’을 언급하며 “중국은 전 세계 수많은 국가를 상대로 경제적 압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2023년 11월 3일 촬영된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 건물 전경 | Mariam Zuhaib/AP Photo

션윈 공연 한국 주관사는 “지난 십수 년간 션윈은 중국의 방해 공작으로 인해 한국에서 공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특히 올해가 더욱 우려된다”고 밝혔다.

10여 년간 션윈예술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공연장을 포함해 한국의 주요 공연장들이 션윈 공연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의 자매 매체 NTD에 “중국 정부는 션윈예술단의 한국 공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공보관 장자판(張嘉凡)은 “우리(중국)는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하도록 허가하는 것이 적법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션윈 한국 공연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의 간섭 및 방해 공작과 관련해 미국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랄프 노먼 하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고위관리들이 공산주의 정권의 강압적인 통치 이전에 존재했던 중국의 전통문화와 유산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불안감’의 증거”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무대를 펼치는 션윈예술단의 공연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한국인들이 중국 정권의 간섭과 방해 공작에 강경하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3년 10월 11일, 랄프 노먼 하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주)이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니콜 말리오타키스 하원의원(공화당·뉴욕주)은 “중국공산당이 예술공연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션윈 한국 공연을 방해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중국)의 ‘내러티브’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에 계속 대응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12일, 니콜 말리오타키스 하원의원(공화당·뉴욕주)이 발언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말리오타키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한국 측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미국에 우호적인 대통령’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녀는 “이 점에서 우리(미국)가 우려하는 바를 표명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보았다.

아울러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압력 때문에 미국 예술단이 공연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으로 인해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음에 따라 윤 대통령의 공약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대표(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는 “중국공산당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수많은 주요 인사를 포섭하는 등 통일전선공작을 펼침으로써 한국을 전복하려고 시도해 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지역의 유력 정치인, 영향력 있는 기업인, 언론인 등 각계각층에 ‘친중파’가 많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한국 전체는 물론 지방정부도 오랜 기간 중국과 협력 및 무역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를 단절하거나 관광을 금지하거나 유학생을 보내지 않겠다는 식으로 지방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글로벌타이완연구소의 러셀 샤오 전무이사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NTD에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의 ‘긴 팔(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2023년 2월 8일 ‘2023 션윈 월드투어’ 구미문화예술회관 공연 커튼콜 | 김국환/에포크타임스

또 “중국은 경제적 수단 등을 ‘무기화’해 세계 각국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경제 질서를 재편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팀 버쳇 하원의원(공화당·테네시주)은 NTD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펼쳐지는 예술공연에 개입하려는 중국 정권의 시도는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이번 방해 공작은 중국공산당이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모든 걸 공격하는 기존 패턴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전 세계 약 1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션윈예술단은 중국에서 단 한 번도 공연을 열 수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중국 정권의 ‘통제 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션윈 공연을 저지하기 위해 전 세계에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시 보복이 따를 것이라는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2016년 4월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방송공사(KBS)에 보낸 공문. 중국대사관은 “KBS가 션윈예술단과의 공연 계약을 취소한 것은 적법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이런 방해 공작에는 전화, 방문, 공문 등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이 동원되며 이에 실패할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형태의 협박 전술까지 서슴지 않는다. 중국 측 요원이 션윈예술단원 수십 명이 탑승하는 버스의 타이어를 몰래 찢어 놓은 사건도 있었다. 버스 주행 중 타이어가 터져 대형사고가 발생하도록 한 것이다.

버쳇 의원은 “그들(중국)은 전 세계에서 션윈 공연이 열리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며 “한국의 윤 대통령이 중국의 방해 공작과 선전을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중국의 압력과 방해 공작을 좌시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공산주의의 확장을 막는 데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번 일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13일, 팀 버쳇 하원의원(공화당·테네시주)이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인권 및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란토스재단의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회장도 중국공산당의 이런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중국 정권이 션윈 한국 공연을 저지하려 한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는 권위주의를 해외로 확장하려는 중국의 또 다른 시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중국의 이런 시도를 표현과 신념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강하게 대응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기본적 권리를 짓밟으려는 중국의 방해 공작에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원문 보기]
State Department Expresses Concern Over CCP Blocking Shen Yun in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