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화 제안에 전공의들 “한다면 무조건 생방송, 밀실은 절대 안돼”

황효정
2024년 04월 3일 오후 6:11 업데이트: 2024년 04월 3일 오후 6:11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의료계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은 앞서 전날 윤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 의료계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나 메신저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표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는 “대화에 참여하면 언론 플레이에 당할 수 있다”, “질문은 받지 않고 혼자 이야기하다가 돌아갈 수 있다”며 강한 불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2000명 증원을 양보하지 않았는데 대화에 응하는 것이 이득일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만나게 된다면 무조건 생방송으로 해야 한다. 녹화 방송은 절대 안 된다”, “기자들을 불러 공개된 곳에서 해야 하며, 밀실은 절대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취재에 응한 사직 전공의 A씨는 “다수 친구의 확실한 여론은 ‘안 만나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만나게 된다면 무조건 생방송으로 해야 한다. 녹화 방송은 절대 안 된다”며 “기자들을 불러 공개된 곳에서 해야 하며, 밀실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와 충분히 소통할 창구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며 대화 제안에 응해야 한다는 전공의들도 있었다. 의대 교수들과 병원 측 또한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라도 대화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 교수는 “이건 정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은 우리가 직접 선출한 국가의 대표자다. 대표자가 직접 만나자고까지 했으면 대표로서의 권위를 존중해 국민으로서 만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전공의들이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국립대 의대 관계자 역시 “병원에서 교수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이제 정말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이번 대화 의지가 정치적 고려든 아니든 사태가 꼭 수습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산의 한 의료계 관계자도 “전공의가 돌아와야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대화하려는 시도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 간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전공의들의 복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 전공의는 “사직한 전공의들의 단체는 우두머리가 없고 다들 개인적 사직이라서 누가 대표로 대통령이 대화한다고 해서 결정이 뒤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 백지화’, ‘필수의료 패키지 폐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안 돌아갈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