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년 만에 금융공작회의…구체적인 해결책 없었다

왕허(王赫)
2023년 11월 6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5

연기됐던 제6차 ‘전국금융공작회의’가 ‘중앙금융공작회의’로 격상돼 10월 30~31일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이에 앞서 10월 24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집권 후 처음으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을 깜짝 방문했다.

시진핑이 중앙은행을 방문하고 중앙금융공작회의를 개최한 것은 모두 불안정한 중국 금융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여럿 있다.

첫째, 10월 20일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이 붕괴됐다. 중국 당국은 앞서 주식거래 인지세를 절반으로 인하하고, 기업공개(IPO) 속도를 낮추고, 국부펀드 중앙후이진(匯金)투자가 4대 국영은행의 지분을 매입하고, 국영기업 10곳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일련의 주가 부양 조치를 취했음에도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 붕괴를 막지 못했다.

둘째, 북향자금(北向資金, 외국인 자금)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8월 896억8200만 위안, 9월 374억6600만 위안, 10월 447억8600만 위안 순유출됐다.

셋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5월 17일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선이 붕괴된 후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넷째, 중국 당국은 높은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1조 위안이 넘는 특별재융자채권을 발행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전례 없이 채권 발행 규모가 크고 금융 시스템도 부채 해소에 협력하고 있지만,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여전히 “금융 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금융 리스크 관리, 빈곤퇴치, 환경오염 대응” 등 ‘3대 공견전(攻堅戰·힘든 싸움)’을 언급했는데, 금융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순위였다.

하지만 그 후 6년이 지난 지금 금융 리스크는 예방하고 해결할수록 더욱 커졌다. 큰소리 치기를 좋아하는 중국 공산당도 지금까지 금융 리스크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별 성과를 거두었다”고만 할 뿐 결정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적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선, 즉 ‘금융 리스크 방어 마지노선’을 지켰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중국은 아직 시스템적인 금융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험해지고 피해도 더 커질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금융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금융 자산과 부채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중국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중국 금융기관의 총자산은 449조21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의 부채는 410조48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표1 참조).

출처: 중국 인민은행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2020~2022년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평균 4.5%에 달했고, 올해 1~3분기는 5.2%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기관 총자산 증가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표 2 참조). 반면 금융기관 부채 증가율은 총자산 증가율보다 약간 높다. 동시에 중국은 산업화가 완전히 완성되기 전에 조기에 ‘탈산업화’를 시작했다. 이는 중국의 금융 운영 효율성이 낮음을 반영하고, 금융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상실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금융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출처: 중국 인민은행

둘째, 중국의 금융업은 경제의 성장 수준에 비해 기형적으로 발전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금융업의 GDP 대비 비중은 2006년 4.54%에서 지난 2016년 8.35%로 급증했다. 그 후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금융업의 부가가치는 9조681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해 그해 GDP 성장률 3.0%를 크게 상회했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했다. 이는 금융대국인 미국, 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덩치가 크고 부채가 많은 업체는 당국이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무리하게 은행 돈을 끌어다 덩치를 키운 부동산개발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자 불똥이 금융권으로 튄 상황이다. 금융업에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중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데이터는 중국 금융업계가 이미 총체적인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금융 위기를 터뜨릴 뇌관은 세 가지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부동산 뇌관’이다. 중국의 15개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의 총부채는 13조420억 위안(헝다 2조4000억, 비구이위안 1조4300억, 완커 1조3500억 등)으로 중국 GDP의 10%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이 줄줄이 디폴트에 빠지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그다음은 지방정부의 부채(특히 숨겨진 부채) 리스크이고, 또 하나의 뇌관은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이다.

그러나 중앙금융공작회의의 대응은 금융업의 시스템적 리스크를 해결할 구체적인 로드맵도, 실용적이고 근본적인 조치도 없다. 그저 금융 분야에 대한 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 모든 병을 치료하려 할 뿐이다. 정치를 최우선시하는 마오쩌둥 시대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마디로 당국은 금융 위기에 직면해 ‘그림의 떡’으로 허기를 채우려 한다. 이는 오히려 금융 위기를 앞당길 것이다. 금융 위기가 터지면 중국 경제는 뿌리째 흔들릴 것이고, 그러면 중국 공산당의 체제 유지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