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폐렴 창궐 속 6개국에 무비자 입국 허용…‘제2의 코로나 사태’ 우려

알렉스 우
2023년 11월 27일 오후 6:27 업데이트: 2023년 11월 27일 오후 7:22

중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유럽 5개국과 말레이시아 등 총 6개국의 국적자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의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4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대해 시범적으로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이 정책은 2023년 12월 1일부터 1년간 시행되며, 해당 국가의 일반 여권 소지자가 사업이나 관광 등을 목적으로 중국에 올 경우 무비자로 입국해 15일간 체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비자 입국 허용은 중국과 해외 국가의 인적 왕래 서비스 향상, 대외 개방 확대 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중국이 입국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시점’에 주목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 당국은 “최근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혼합 감염을 일으킨 결과”라고 주장했다.

2019년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때 중국 당국은 “이 전염병에 대한 예방 및 통제가 가능하며 사람 간 전염도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고, 중국공산당의 안일한 대처와 진실 은폐로 인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월, 중국공산당은 전염병 확산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자국 내에서 우한으로의 이동을 전면 통제했다. 그러나 우한 시민을 포함한 자국민의 해외여행은 계속 허용했다.

우한 당국은 2020년 초 우한 시민 5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나갔음을 인정한 바 있다.

의료 전문가들의 우려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 공공 질병감시 시스템인 프로메드(ProMED)는 중국의 미확인 폐렴 확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21일 프로메드는 “중국에서 소아를 중심으로 미확인(Undiagnosed) 폐렴이 유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로메드는 2019년 12월 말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음을 전 세계 보건당국에 알린 바 있다. 이는 WHO의 고위관리를 포함한 의료 전문가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프로메드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호흡기 질환 유행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팬데믹 시계는 이미 똑딱거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지금이 몇 시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WHO는 성명을 내어 “호흡기 질환 확산과 관련한 역학정보 등 자세한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중국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알렸다.

2023년 11월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 소아과 대기실에서 부모와 어린이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

중국의 대응

WHO의 정보 제공 요청에 중국은 지난 23일 “아직 임상적으로 특이 양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어 “현재 중국에서 보고된 호흡기 질환 사례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새로운 병원체나 임상적 양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당국은 “현재 중국의 의료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으며, 호흡기 질환 환자의 수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 페이티안 대학의 생물의학과 조교수인 션 린은 에포크타임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결합해 혼합 감염을 일으킬 경우 더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코로나19는 사라진 적이 없으며, 중국공산당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각한 현실

지난 24일 중국공산당 국무원은 “이번 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이 ‘정점’에 달할 것이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앞으로도 높은 발병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종합해 보면 현재 베이징, 톈진, 다롄, 상하이, 난징, 우한 등 중국 주요 도시의 병원 소아과에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몰려들어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베이징 시민 우 씨는 지난 24일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회사, 학교 등에서 집단 감염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몇몇 학교의 경우 무려 절반에 달하는 학생이 호흡기 질환에 걸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혼란이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은폐하기 급급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 마 씨는 “이번 호흡기 질환 유행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다. 장례식장에 평소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이 몰려 매우 혼잡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지난달 내 형제 중 한 명이 백색폐증(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전형적 증상)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베이징에서 가장 큰 장례식장인 바바오산에 오전 7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도 2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