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라인 지도서 ‘이스라엘’ 국가명 삭제…숨겨진 의도는?

로저 L 사이먼
2023년 11월 3일 오후 8:35 업데이트: 2023년 11월 3일 오후 9:01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체인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자신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지도 서비스에서 ‘이스라엘’ 국가 명칭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온라인 지도에서 이스라엘 국가명이 사라졌다.

온라인 지도에는 이스라엘의 국경 및 주요 도시, 팔레스타인과의 영토 구분 등은 표기돼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Israel)’이라는 국가명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WSJ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온라인 지도에서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이 삭제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온라인 지도를 살펴보면, ‘룩셈부르크’와 같은 유럽의 작은 나라까지 모두 표기돼 있다”며 “이스라엘의 국가명만 사라진 데는 분명히 의도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WSJ은 “알리바바와 바이두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PJ미디어 공동 창립자인 로저 L. 사이먼은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중국공산당의 감독하에 있는 중국의 주요 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특히 바이두가 제공하는 온라인 지도를 살펴보면 이스라엘 주요 도시의 명칭과 위치는 모두 명확하게 확인되지만 ‘이스라엘(Israel)’이라는 국가명만 사라진 걸 알 수 있다”며 “이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또 “이를 확인하거나 지적한 매체는 WSJ만이 아니다. 곧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이런 사실을 접하고 큰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두의 온라인 지도에서 ‘이스라엘’ 국가명이 사라진 모습을 에포크타임스가 확인했다. | Baidu

사이먼은 “중국이 지도에서 이스라엘을 삭제한 것은 러시아, 이란, 북한, 하마스, 헤즈볼라 및 기타 테러 단체에 보내는 우호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그들과 같은 편임을 알리는 것”이라며 “사실 중국공산당의 이런 움직임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오주의(Maoism·마오쩌둥사상)에 뿌리를 두고 소위 해방 운동에 동조하는 중국공산당은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 초기, 중국은 중립을 지키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놓고 하마스 편을 들며 이스라엘을 맹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와 거의 동시에 중국 지도에서 이스라엘이 사라졌다. 이는 절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사이먼에 따르면, 중국의 ‘이스라엘 삭제’는 중국이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서방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팽창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팽창정책은 다른 국가를 정치적·경제적으로 예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이먼은 “이런 현실을 모르고, 혹은 알면서도 외면하고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캘리포니아의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는지 뉴섬 주지사에게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뉴섬 주지사는 그 자리에서 위구르족 착취, 파룬궁 수련자 박해 등 다른 중요한 사안들을 제쳐두고 기후나 환경 문제만 강조했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스라엘이 중국 지도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저 L. 사이먼은 다양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현재는 에포크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신작 ‘미국의 난민들(American Refugees)’은 오는 11월 14일 출간될 예정이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