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식수난’ 몰디브에 티베트 생수 전달…영향력 확대 움직임

베누스 우파다야야
2024년 04월 2일 오전 9:56 업데이트: 2024년 04월 2일 오전 9:56

심각한 식수난을 겪는 남아시아 섬나라 몰디브에 중국이 티베트 지역에서 생산된 생수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인도를 견제하고 몰디브 내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인도양 무역항로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몰디브를 두고 수년간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몰디브 현지 매체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1500톤에 달하는 티베트산 생수를 몰디브에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이 친중(親中)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무이주 대통령은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약 20건의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양국 간 군사 지원 협정까지 체결했다.

생수 외교

최근 무이주 대통령이 자국에 주둔한 인도 병력의 철수를 강하게 요구함에 따라 현재 철수가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취임 이후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수 공급은 중국공산당의 외교 전략”이라며 “궁극적으로 자국 정책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에 거주하는 지구과학자이자 작가인 K. 싯다르타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공산주의 중국은 자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 합의, 윤리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몰디브 간 군사 지원 협정이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생수 공급이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싯다르타는 “중국은 몰디브에 대해 여러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자국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며, 티베트 관련 문제에 자국 편을 들도록 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생수 시장 진출

티베트 출신의 한 전문가는 경제적 관점으로 중국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몰디브에 생수를 공급한 것은 중국 생수 회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티베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생수 산업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2015년 10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공산당 통치하의 티베트 자치구인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는 ‘티베트 천연식수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이 계획에 대해 “고원(高原) 생물자원을 활용한 고급 생수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티베트 망명정부 산하 싱크탱크 티베트정책연구소의 데첸 팔모 연구원은 “시짱자치구가 생수 산업 개발을 위해 주요 기업 16개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이번 생수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할 수 없지만, 중국 업체들이 제조한 티베트산 생수임은 분명하다”며 “자국 생수 산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