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역 정책 완화…정권에 부메랑 된 제로 코로나

탕하오(唐浩)
2022년 12월 10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0일 오전 10:57

뉴스분석

중국 당국이 7일, 전 세계에서 가장 가혹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10가지 방역 추가 최적화 조치에 대한 통지’를 발표했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 전역으로 번진, 극단적인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운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10가지 추가 조치’는 과거와는 달리 ‘제로 코로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추가 방역 완화 규정만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고위험 구역을 마음대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PCR(유전자증폭)’ 검사 범위를 축소한다”,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PCR 음성 결과와 건강 코드 제시를 요구하지 않는다”, “무증상·경증 환자의 경우 시설이 아닌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다” 등이다.

한마디로 이 조치는 그동안 민원을 야기한 각종 봉쇄 조치를 거의 풀거나 뒤집었다. 이는 중국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서 인민 항쟁의 승리인 동시에 공산당의 좌절이다.

물론 ‘공산당은 항상 위대하고 영광스럽고 정확하다’고 선전하는 중국 공산당은 결코 잘못이나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완화 정책은 분명 중국 공산당 집권 73년 동안 전례가 없을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큰 양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음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이번에 ‘큰 양보’를 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갑자기 착해졌다는 뜻일까? 중국 공산당이 진짜로 ‘인민지상(人民至上)’을 실천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정권 안정을 위한 ‘완병지계(緩兵之計·적의 공격을 늦추려는 계략)’에 불과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중국 공산당이 이처럼 큰 폭의 정책 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부터 살펴봐야 한다.

◇ 2차 피해가 속출하면서 전국민적 항의가 촉발됐다

첫 번째는 극단적인 봉쇄 조치로 2차 피해가 속출하면서 결국 전 국민의 항쟁 운동이 촉발됐고, 나아가 공산당 반대 운동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규모 반공산당, 반정부 항쟁은 중국 공산당의 대중적 지지 기반을 흔들어 놓아 중국 공산당을 공포에 떨게 했다.

백지운동의 기폭제는 바로 11월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일어난 화재이다. 엄격한 봉쇄가 소방대원들의 구조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무고한 인민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2차 피해는 신장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빈번히 발생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행동의 자유도 장기간 박탈당했다. 이번 전국적인 시위는 과거와는 달리 공산당을 직접 겨냥했다.

상하이 민중: “공산당은 물러가라. 공산당은 물러가라.”

청두 젊은 여성: “중국 공산당은 조폭인가? 왜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가?”

충칭 젊은 남성: “세상엔 오직 하나의 질병이 있고, 바로 그 병명은 부자유와 빈곤이다.”

상하이 아주머니: “나는 공안국에 끌려가 실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지만, 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민중들이 공산당에 저항하는 것 외에도 도덕적 용기를 점차 회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중들은 공산당의 불의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용감하게 나서서 생면부지의 동포들을 배려하고, 격려하고, 지지했다.

중국 공산당은 정권 수립 이후 인민의 사상과 언행을 전면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각종 운동과 투쟁을 통해 가장 먼저 도덕과 전통문화를 파괴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서로 고발하고 서로 비판하면서 상호 간의 신뢰가 깨졌고, 이로 인해 인민의 결집력이 약해지면서 공산당에 저항하는 힘도 크게 약화됐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 엄혹한 방역 정책으로 인한 고통을 함께 겪으면서 상호 간의 신뢰를 재건하고 결집해 정부를 비판하는 용기를 회복했다. 이것은 시민사회의 초기 형태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들불처럼 번질 수 있는 불씨로 보고 한시바삐 진화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불씨를 끄는 데는 유혈 진압과 방역 정책을 완화하는 방법이 있는데, 중국 당국은 후자를 택했다.

◇ ‘제로 코로나’ 정책의 허황함이 들통났다

두 번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허황함이 들통났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중국은 인구 대국인 데다 노인 인구도 많아 외국처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면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의료 시스템도 붕괴될 수 있다고 지난 3년간 중국 인민을 속여왔다.

문제는 중국 당국은 오마이크론의 치사율이 어느 정도인지, 사망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발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백신을 세 번이나 접종했는데도 여전히 감염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대만과 홍콩은 통제를 완화했지만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거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핵심 의문점에 대해 ‘십문(十問)’이라는 글을 통해 당국에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국은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중국 경제가 침체해 국제 자본이 이탈하고 있다

세 번째는 침체한 중국 경제를 시급히 살려야 하고, 중국과 디커플링을 가속화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중국 당국의 극단적인 봉쇄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달성이 희박해졌다. 국제투자기구들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3%대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국내외 기업들이 잇달아 조업을 중단하거나 도산하면서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당국이 발표한 현재 청년 실업률은 18%이지만 이는 미화된 수치이다.

이런 정치적, 경제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다. 지금은 애플조차도 외부 위탁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철수해 위험을 분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 수혈(輸血)을 할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방역 완화 정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외자를 유치해 중국 경제를 살리려는 것이다.

◇ 대만 통일을 위해서는 대외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네 번째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기 위해서는 외교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포위망 뚫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반정부 시위에 폭력 진압으로 대응한다면 민중의 분노를 촉발해 중국 공산당은 더욱 고립되고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더욱 조여드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국내 정치투쟁을 일단락했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국제 전장에 나섰다. 외교관계를 개선해 그의 정치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중국 공산당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계심을 늦추고, 하루빨리 중국에 대한 자금과 기술, 특히 반도체와 군수품(기술 포함) 수출 제한 정책을 뚫으려 한다.

중국 당국은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과 전쟁을 치를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전쟁을 치르려면 돈과 무기가 필요한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거덜나고, 국제 자금이 빠져나가고, 미국에 의해 첨단 기술·제품 공급도 차단되는 지경에 처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공산당의 ‘무력 통일의 꿈’은 꿈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베이징은 이런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역 완화’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 월드컵 경기로 인해 코로나 방역이 사기극임이 들통났다

마지막 이유는 월드컵 축구경기로 뜻밖에 중국 공산당의 거짓말이 들통났고, 중국 당국의 방역정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는 점이다.

11월 20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리그 카타르 대 에콰도르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관중. | Photo by Elsa/Getty Images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관중이 몰려들었고, 중국 방송사들도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문제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도, 스탠드에서 응원하는 수만 명의 관중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외국에서는 방역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중국식 방역이 승리했다고 자국민들을 속여왔다. 그러나 이제 무엇이 진실인지 여실히 드러났다.

당황한 중국 당국은 생중계 화면에 관중석을 보여주지 않는 등의 편법으로 대응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외국은 모두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일상을 회복한 반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행해 경제가 무너지고 국민의 삶과 일상이 완전히 파괴됐다.

중국 당국은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이유로 방역 정책을 완화했다. 이제 중국 당국은 더 이상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실패를 감출 수 없게 됐고, 당분간 전국적인 군중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당국은 방역을 완화해 민중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극단적인 방역 조치의 책임을 지방 정부에 전가해 당 중앙의 이미지를 보존하려 한다. ‘10가지 추가 조치’ 중 마지막 조치에 그 의도가 담겼다.

마지막 조치는 “각지의 각 관련 부서는 정치적 지위를 더욱 높이고 사상과 행동을 당중앙의 결정과 배치에 통일해야 한다”며 “단순화, 획일화, 시행 시 단서 추가 등의 관행을 단호히 시정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2차 피해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한편, 중앙이 점차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낼 수 있는 퇴로를 열어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동시에 시위 참가자들을 검거하고 있다. 이렇게 강온 양책을 쓰는 것은 방역 완화 조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 안정을 위해 잠시 한발 물러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숨 고르기를 하면서 관망 중이다. 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젠가는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 포기하든 3년간 지속된 이 정책은 이미 중국 사회에 많은 후유증을 남겼고, 또 민중의 ‘각성’을 일깨웠다.

어떤 후유증을 남기고 어떤 각성을 일깨웠을까?

첫 번째 후유증은 빈부 격차가 심화돼 ‘하류사회’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하류사회’는 일본의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三浦展)가 제시한 개념으로, 사회 전체의 중산층이 아래로 흘러 가난해지고 사회 전체의 하층 인구가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중국 경제가 극단적인 방역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어 중산층도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었고, 청년 실업자도 많아졌다.

이에 반해 소수의 권력자들은 ‘PCR 검사 사업’를 통해 벼락부자가 됐다. 국가 재난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이런 행태는 민중의 불만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두 번째 후유증은 장기간의 봉쇄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 국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가 깊다는 점이다.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우울증 및 각종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세 번째 후유증은 중국의 공급망에 대한 글로벌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이다.

이는 시진핑의 경제 책사 중 한 명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가 해외 언론에 밝힌 사실이다. 이는 또 리커창 총리 등 공산당 고위 관료들이 시진핑의 방역 정책에 반대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3년간 이어온 강압적인 봉쇄 정책은 중국 인민으로 하여금 깨어나게 하는 작용을 했다. 중국 인민은 이제 더는 공산당을 믿지 않고 공산당의 통제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이 ‘각성’한 것이다.

공산당은 지금까지 인민을 믿은 적이 없으면서도 인민이 공산당을 믿도록 속여왔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의 고통을 겪으면서 중국인들을 점차 깨어나기 시작했고 공산당이야말로 서방에서 온 마르크스주의 반중 세력임을 깨달았다.

조만간 제로 코로나 정책은 폐지될 것이고, 백지운동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민중의 각성은 중국 공산당을 해체하는 뇌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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