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군 숙청 배경 됐다? 시진핑 떨게 만든 ‘활 든 군인’ 예언

강우찬
2023년 09월 13일 오후 4:58 업데이트: 2023년 09월 13일 오후 4:58

“시진핑, 부친 영향으로 중국 전통문화·종교 중시”
‘활 지닌 군인’에 암살당한다는 민간 예언에 근심

시진핑이 직접 창설하고 공들여 키운 로켓군의 수뇌부가 지난 7월 시진핑의 손에 의해 대폭 물갈이됐다.

대규모 비리에 따른 경질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지만, 쿠데타 기도설 등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항간에 퍼진 ‘시진핑의 최후’ 예언과 관련이 깊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 편집부가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한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시진핑은 암살될 수 있다는 근심에 사로잡혀 있다. 최근 그의 기이한 행보 역시 이 때문이다.

한동안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중국 띄우기에 바빴던 시진핑은 요즘 부쩍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이 늘었다.

지난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불참했고, 앞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릭스 정상회의는 대부분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서도 핵심 행사였던 만찬 포럼에는 연설하기로 예정하고서도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진핑은 7월 말~8월 초 중국 북부지방에 폭우로 5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도 현장 시찰을 ‘생략’했다. 역대 지도자들이 재난 현장을 찾아 민심을 다독거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중화권에서는 이를 지적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이런 현상에 관해, 내부 소식통은 취임 초반부터 ‘안정’을 강조한 시진핑이 자신의 안정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쿠데타나 암살로 최후를 맞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진핑은 공산당 지도자이지만 아버지 시중쉰의 영향을 받아 개인적으로는 중국 전통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며 오래전부터 전승되는 예언에 대해서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고 한다.

시중쉰은 1982년 공산당의 종교 정책을 총괄하면서 당원들에게 ‘종교활동을 금지하면 너무 많은 사람을 당에서 배척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진핑이 연설에서 고대 문헌이나 시를 자주 인용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3월 24일 자 기사 ‘불교 승려는 시진핑에게 무엇을 가르쳤나(What a Buddhist Monk Taught Xi Jinping)’라는 기사에서 시진핑이 불교, 도교, 민간신앙 등 중국의 전통 종교를 중시한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1982년 당시 29세였던 시진핑은 허베이성 정딩(鄭丁)현의 당 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후, 유밍(有明) 선사를 지원해 임제사(臨濟寺)라는 절을 재건하도록 했다.

소식통은 시진핑이 활(弓)이 등장하는 예언에 매우 예민해져 있다고 했다. 문제의 예언은 당나라 때 예언서인 ‘추배도(推背圖)’의 제46번째 그림과 시다.

이 예언에는 ‘활을 지닌 군인’이 언급되는데, 로켓군은 한자로 ‘화전(火箭·불화살)군’이다. 현대적인 상황에 적용하면 로켓군 지휘관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진핑(아랫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 상장(대장) 진급식을 연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뒷줄 왼쪽이 로켓군 사령관이 된 왕허우빈. | 신화/연합

로켓군 수뇌부 10여 명 숙청·사망

시진핑은 지난 7월 31일 군 인사를 단행해 왕허우빈 전 인민해방군 해군 부사령관과 남부전구 출신 쉬시성을 각각 로켓군 사령관과 정치위원에 새로 임명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우선 핵무기까지 관할하는 로켓군 사령관에 로켓군 출신이 아닌 해군 부사령관을 승진 임명했다는 것이다. 군이 당에 충성하도록 하는 역할인 정치위원으로 임명된 쉬시성 역시 로켓군 근무 경력이 없다.

또 하나는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수개월간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기존 로켓군 사령관 리위차오와 정치위원 쉬충보가 해임된 것이 확인됐다.

특히 리위차오는 시진핑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2022년 1월 로켓군 3대 사령관에 임명됐으나 불과 1년 반 만에 해임돼 그 이유를 두고 추론이 분분하게 일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명은 부패혐의다. 앞서 7월 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위차오, 로켓군 부사령관 류광빈, 전 로켓군 부사령관 장전중 등 3명이 부패 혐의로 감찰기관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켓군 수뇌부의 수난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로켓군 초대 사령관인 웨이펑허는 수개월째 실종 상태다. 7월 초 숨진 로켓군 전 부사령관 우궈화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매체 펑파이가 “지병 때문”이란 반박 기사를 냈으나 해당 기사는 곧 삭제됐다.

‘추배도’ 예언 해석 열쇠 된 ‘철판도’의 등장

당나라 태종 이세민의 지시로 천문학자 이순풍과 원천강이 쓴 ‘추배도’는 60폭의 그림과 시로 향후 주요 사건들을 예언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던 ‘추배도’ 예언이 최근 중국 안팎에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예언이 등장하면서 그 의미와 시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 예언은 1950년대 잠깐 알려졌다가 최근 한 지역 향토문화연구소 소장에 의해 발굴된 ‘철판도(鐵板圖)’다. 청나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철판도란 이름은 철판에 새긴 것처럼 확실하다는 의미다. 여러 장의 목판화로 구성됐지만 현재 알려진 것은 마지막 그림이다.

이 그림은 5마리의 새를 그렸는데 4마리는 검은색이고, 마지막 한 마리만이 흰색 깃털의 새다. 검은 새들은 계곡을 넘어 건너편 산봉우리로 날아가고 있으나, 유독 다섯 번째 흰 깃털 새만은 오른쪽 산 중턱에 충돌해 피를 튀기며 추락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중화권에서는 5번째 하얀 새가 중국 공산당의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을 가리킨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하얀 깃털(白羽)을 세로로 나열하면 시진핑의 성씨인 시(習·익힐 습)가 된다. 이러한 한자의 분해와 재배치는 중국, 일본, 한국 등 한자문화권에서 흔히 목격된다.

철판도 예언에서 앞선 4마리는 날아갔지만 5번째 하얀 새만은 산 중턱에 추락해 죽었다. 이는 시진핑의 죽음 그리고 공산당이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 정권에서 종말을 맞는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중국 ‘철판도’로 전해지고 있는 그림. 시진핑의 마지막을 예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자료사진

시사평론가 탕칭(唐靑)은 새가 이유 없이 산에 부딪혀 죽을 리 없다며 ‘활에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배도의 제46번째 그림에 등장하는 ‘활을 지닌 군인’을 거론했다.

이 46번째 예언은 그림과 함께 남겨진 2편의 시 가운데 특히 “한 군인이 활을 지니고 오직 나만이 백두옹(白頭翁)이라 하니, 동쪽 문 속에 금검(金劍)이 감춰져 있어 용사가 후문으로 황궁에 들어온다”는 두 번째 시가 유명하다. 이 시는 어떤 왕조의 몰락을 묘사했다고 이해돼 왔다.

탕칭은 “지난달 23일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 집단을 이끌던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그가 탑승한 제트기 ‘래거시600’은 매우 안전한 항공기로 유명하다. 사고 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로켓 공격으로 피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탔던 항공기의 추락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항공기 제조사인 ‘엠르라에르’가 속한 브라질 당국의 공동조사 요청를 거절했으며, 외국 기관의 도움을 받을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프리고진의 추락사를 본 중국인들은 1971년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낙점됐던 린뱌오의 의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탕칭의 설명이다. 두 사람 모두 최고 권력자의 측근이자 2인자였으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켓군은 이러한 암살 작전을 실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탕칭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로켓군이 쿠데타 음모에 관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고 한다. 최근 모습을 감추는 시진핑의 태도가 이런 불안감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한편, 추배도에는 불길한 예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53번째 예언에는 하늘의 뜻에 따라 안식하라는 뜻의 ‘순천휴명(順天休命)’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탕칭은 일부 연구가의 분석을 인용해 “시진핑이 공산당 지도자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산당 지도자에서 물러나는 것이 권좌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을 해체함으로써 5세대 지도자로서의 최후를 피하고 새롭게 탄생한 중국에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추배도’의 53번째 예언은 국내에는 덩샤오핑의 등장으로 중국인들이 풍요롭게 사는 것을 예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진핑의 공산당 해체와 관련된 예언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 편집부

* 이 기사는 린옌, 장팅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