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일일 최대 103대 ADIZ 침범, 대만은 실전훈련 맞대응

강우찬
2023년 09월 18일 오후 3:28 업데이트: 2023년 09월 18일 오후 4:52

중국 공산당 군용기가 사상 최대 규모로 대만 방공 식별(ADIZ) 구역을 침범한 가운데, 대만이 실전 대응 훈련으로 맞섰다.

18일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ADIZ를 침범한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군용기가 103대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하루에 확인된 숫자로는 사상 최대다. 이 가운데 40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에 나타나 대만 당국을 긴장하게 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대만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미국이 공산주의 중국과 자유 대만 사이에 설정한 비공식 경계선으로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다. 중국 공산당은 작년부터 반복적으로 군함과 전투기를 출몰시키며 중간선 무력화를 시도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자주 침범하는 것은 대만이 피로감이 쌓여 중간선 수호를 느슨히 하거나 방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군사 분쟁 지역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간 수백 건이 넘는 중국의 도발에 대응해 전투기와 군함을 출격시키는 것도 대만으로서는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만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공산군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범 비행경로. 대만을 중심으로 중국 일부지역까지 포함한 큰 사각형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이다. | 대만 국방부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ADIZ 침범에는 수호이(su)-30, J-10, J-11 전투기와 H-6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 Y-9 수송기, Yu-20 공중급유기, CH-4 무인기 등이 포함됐다. 주변 해역에서는 인민군 군함도 9척 확인됐다.

국방부는 지속적인 도발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실전과 같은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공산군의 연이은 군사적 도발은 언제든 긴장 상태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며 “모든 미사일 기지가 경계 태세로 중국 군용기의 움직임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립 국방안전연구원의 국방전략및자원연구소 쑤쯔윈(蘇紫) 소장은 “최근 한미 양국이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동중국해에서는 한국·미국·호주·뉴질랜드가, 남중국해에서는 19개국이 훈련을 벌이며 중국이 포위됐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쑤 소장은 “중국은 정치적인 항의의 표시로 군용기를 대거 출격시키며 반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