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말레이 비행정보구역 무더기 진입…약점만 노출했다

2021년 6월 7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7일

지난 1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공군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6대가 말레이시아 비행정보구역에 침범했으며, 이에 전투기를 출격시켜 추적했다고 밝혔다.

말레이 공군에 따르면 중국군 군용기들은 말레이시아 해안선에서 약 95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돌아갔으며 IL-76, 윈(運·Y)-20 같은 수송기 편대였다.

IL-76는 소련이 개발 생산한 수송기로 조기경보기와 공중급유기로 개조된 버전인 IL-78도 존재한다. 말레이시아 공군이 공개한 사진에는 IL-76 수송기 후미에 송유관이 보였다. 따라서 IL-78 공중급유기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군 군용기 16대가 모두 수송기라면, 이번 비행은 남중국해 군사 암초에 물자를 보급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일 수도 있다. 공중 투하이거나 어느 섬에 착륙하는 훈련 모두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물자 보급 훈련이 맞는다면, 훈련의 목적이 무엇인지 시사점을 준다.

지난 6월 1일 말레이 비행정보구역을 침범한 중국 군용기 항로 | 말레이 공군 제공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남중국해 암초들은 군사적 약점이다. 미군이 어느 한 곳을 공격할 경우, 중국 해군은 즉각 지원할 수 없고 공군 역시 도달할 수 없다.

작년 8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군 소속 수호이(Su)-30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10시간 무착륙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전까지 중국 공군의 무착륙 최장 비행시간 기록은 8시 50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중국 항공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투기 연료탱크 용량으로는 장거리 작전이 어렵다”면서 “공중 급유를 통해 전투기가 10시간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며 중국 공군이 남중국해 전체에서 작전을 펼 수 있는 전략과 기술적 수준을 보유했음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은 실제로는 정권의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알리는 ‘선전’과 다름없다.

하지만, 이 전투기의 무착륙 비행 훈련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연료절약 모드로 장거리 비행을 해내더라도 공중전이나 공습 등 실질적인 전투에는 참여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 훈련은 군사 지식이 없는 이들을 상대로 한 쇼에 불과하다.

즉 공군의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남중국해의 암초는 중국군 입장에서는 약점이다.

지난 4월에는 중국군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미국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 한 척을 중국 항모전단 사이로 투입하며 종이호랑이로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남중국해를 향한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 해군은 최근 남중국해에 신형 055형 구축함과 첫 075형 강습상륙함을 배치했고 항공모함 산둥함도 남해함대에 배치했다.

이런 전력은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위협적이다. 하지만, 미국 해군과는 여전히 비교할 수준이 못 된다.

지난달 20일 미국 해군은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을 남중국해의 산호초 섬들이 모인 파라셀 제도 해역에 진입시켰다. 중국은 퇴거하라고 경고했지만, 미군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퇴거를 주장할 근거가 없으며 커티스 윌버함 역시 어느 국가의 영토에서도 쫓겨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켜낼 힘이 없음을 그대로 노출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말레이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중국군 수송기 16대의 말레이 비행정보구역을 침범은 실제로 남중국해의 어느 지역까지 지원할 수 있을지 테스트해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중국 공군의 약점이 또 한 번 드러난다. 16대가 전부 수송기이든 아니면 공중급유기를 포함했든, 전투기의 호위 없이 남중국해를 비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군사 상식에 어긋난 훈련이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공중급유기는 러시아에서 수입한 몇 대에 그친다. 자체 개발한 공중급유기는 성능이 아직 부족하다. 전투기를 장거리 전투나 수송기 호위 임무에 투입할 여건이 못 된다.

실전이었다면, 속도가 느리고 덩치가 큰 수송기는 말레이 공군기나 다른 적국의 손쉬운 표적이 됐을 것이다.

말레이 공군이 촬영한 중국 군용기(오른쪽). | 말레이 공군 제공

또한 이번 훈련에 동원된 중국 공군 수송기에는 중국이 자랑하는 윈-20 외에 러시아제 IL-76도 있었음을 보면 IL-76이 아직 현역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윈-20 생산량에 한계가 있거나 기술적인 문제점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번 훈련에 공중급유기가 투입됐다면, 충분한 연료가 있는데 말레이 비행정보구역에 진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게 된다. 어느 쪽으로 보나 중국 공군의 훈련이 치밀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의 반응을 테스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군 군용기 편대는 말레이 비행정보구역에 진입하기 전, 싱가포르 비행정보구역도 진입했다.

만약 중국이 각국의 반응을 떠보려 이번 비행을 기획했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다. 실제로 말레이 일부에서는 미군 F-15, 16나 F-18 전투기 혹은 일본 F-2 전투기라도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의 군사적 도발은 각국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키거나 군사적 보호를 요청하도록 미국 쪽으로 등 떠미는 꼴이 될 수 있다.

중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이 “공군은 스프래틀리 군도 남부 해역에서 정례적인 훈련만 실시했을 뿐, 국제 법규를 준수했고 다른 국가의 영공에 진입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지난달 29일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을 파견해 일본 해군과 합동훈련을 벌였고, 30일에는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10개월간의 개량을 거쳐 해상 테스트를 마쳤으며 기본 전투 준비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중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군사적 도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항공모함 전단이 상시 대기 중임을 과시했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항공모함 두 척이 동시에 출격하는 광경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천저우(沈舟)·군사전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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