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안보 강화, 외국 투자자에 장벽…탈중국 재촉

인도-태평양 디펜스포럼
2023년 10월 22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3년 10월 22일 오후 7:34

부동산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의 매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 회복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국의 규제 강화는 지난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외국 기업과 사업가들의 투자를 냉랭하게 만들고 있다.

20년 경력의 중국 비즈니스 자문가인 가보르 홀츠는 인도 태평양 디펜스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래곤 수트: 중국 내 외국 경영진의 황금기’의 저자인 홀츠는 “숫자, 즉 기업 숫자로 말하자면, 대다수의 국제 기업이 나선형 감소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중국 내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1% 감소하면서 18개월 연속 줄어들었으며, 부동산 가격은 26개월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며 제조업, 서비스업, 소비재 산업에 직결되므로 이러한 하락세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하락세는 더욱 심각해, 2022년 2분기 이후 감소폭은 50% 이상을 기록했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전했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지난 10년간 중국 GDP의 4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홀츠는 “외국 기업의 중국 ‘그린필드 투자(용지를 직접 매입하고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 직접투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새로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중 작년에 수익을 낸 곳은 68%에 그쳤고,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 외자기업의 경영 환경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 속에서도 흑자를 예상한 미국 기업은 52%뿐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대외관계법, 반간첩법 등을 시행하면서 외국인직접투자가 더욱 얼어붙었다고 보도했다. 두 법은 중국의 국익을 손상하는 행위, 국가안보에 관련된 불특정 정보의 공유하는 행위를 금지해 외국 기업에 리스크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의 통상담당 집행위원(장관 격)인 블라디스 돔브로브스키스는 2023년 9월 열린 상하이의 와이탄 금융 정상회의에서, ‘데이터와 관련해 법률적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은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에 실질적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비이성적이고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유럽 기업들의 회의적 시각이 증폭됐다.

지정학적 긴장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하면서 많은 기업이 다른 곳으로 투자처를 이전하고 있다.

홀츠는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이탈이 인도 태평양 지역 내 다른 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중국)의 시스템은 세계 다른 국가들의 시스템과 점점 더 양립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중국이 제공했던 것과 같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중국은 기차, 도로, 전기와 같은 고정 인프라와 인적 인프라를 모두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생산기지를 방글라데시와 제조비용이 조금 더 높은 한국 혹은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려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