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통제력 이상 징후…전인대 기자회견서 기자 ‘돌진’

강우찬
2024년 03월 16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24년 03월 16일 오후 12:39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로 추측되는 한 여성이 연단으로 돌진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여성은 기자회견에 나선 중국 경제관료들에게 위해 행위를 하려던 것이 아니라 뭔가를 물어보려 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여성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보안요원들이 일제히 달려드는 장면이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된 것을 두고, 기자회견장을 사복 요원들로 가득 채운 공산당 정권의 불안감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 싼리(三立)TV 등 대만 언론들은 앞서 6일 전인대 개막 이틀째 열린 ‘전인대 2차 기자회견’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연단에 앉아 있던 장관들이 “이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친다”며 서류를 챙겨 떠날 채비를 하자 기자석 첫 줄 우측 가장자리 쪽에 앉아 있던 회색 정장 차림 여성이 갑자기 연단을 향해 돌진했다.

당시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던 중국 공산당 관영 방송인 중국중앙(CC)TV 뉴스는 여성이 보안요원으로 추정되는 여러 명의 남성들에게 저지를 당하려는 찰나 CCTV 로고가 화면을 덮어버리며 황급히 종료된다. 그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같은 기자회견을 촬영한 대만 싼리TV 영상에서는 여성이 보안요원들에게 내팽개쳐지며 바닥에 나자빠지고, 회견장에 있던 기자들이 이 장면을 찍으려 몰려드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이 여성이 실제 기자가 맞는지, 어느 언론 소속인지, 신원이나 배경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당국에 의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해당 영상은 중국 공식 미디어에서는 삭제된 상태이며, 이를 캡처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

전인대 2차 기자회견은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렸으며 중국 경제 컨트롤타워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정자제(鄭柵潔) 주임, 재정부 란푸안(藍佛安) 부장(장관), 상무부 왕원타오(王文濤) 부장 등이 참석해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대만 언론들은 돌발사고 발생 전 기자회견장을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기자 신분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회견 도중 여러 차례 손을 들고 질의를 하려 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돌발 인터뷰를 시도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상을 보면, 여성이 연단 앞으로 달려들자 기자석 첫 줄 가운데 있던 짙은 정장 차림 남성이 재빨리 움직여 여성을 붙잡는다.

이를 두고 중화권 온라인에서는 “기자석 맨 앞에도 사복차림 보안요원이 앉아 있었냐”는 반응이 나온다.

해당 소식을 전한 뉴스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기자회견장 첫 줄에는 최소한 신원이 확실한 기자들만 앉힌 게 아닌가. 그렇게 하고도 사복 요원을 배치하는 거냐”, “달려나간 여성은 용사”, “기자회견장 3분의 1은 보안요원”, “정상적인 기자회견이면 여기자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겠지만, 당국 요원들이 질문을 가로채다 보니 질문을 못 했을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양회 직후였던 지난 13일에는 베이징과 가까운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에서 발생한 폭발사건 현장을 취재하던 중국 CCTV 기자 3명이 현장을 통제하던 10여 명의 지방당국 요원들에게 밀려나는 일이 벌어지면서 중국의 언론 통제가 중국 전역에서 재확인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중화권 네티즌은 지난 2월 프랑스 유력 시사주간지 ‘르푸앙’을 인용해 “중국은 지금 폭발 직전인 압력솥”이라며 당국의 보도 통제에도 정권의 부정적인 현상들이 새어 나오는 중국의 현 상황을 풍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