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빼앗길 수 없어” 대만, 국가 핵심기술 보호조치 강화

존 선(Jon Sun)
2023년 12월 18일 오후 5:39 업데이트: 2023년 12월 18일 오후 7:48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만도 중국으로의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는 지난 5일 핵심기술 22개 목록을 발표하며 이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NSTC가 발표한 핵심기술 목록에는 방위산업, 우주항공, 농업, 반도체, 통신 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대만 핵심기술을 빼돌리려 시도하는 중국공산당의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NSTC는 “특히 반도체 산업은 대만의 경제 발전,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는 적대 세력으로부터 핵심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첫 번째 정책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새로운 규제 정책은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미국의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 AI 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하는 대(對)중국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칩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넘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대중국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가 겪어본 것들 중 가장 큰 위협이다. 중국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중국공산당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에 대한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그녀는 “중국이 그들의 ‘군사적 야망’에 경제 및 기술 정책을 접목하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중국과의 정치적·경제적 관계보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

수출 통제의 영향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에포크타임스에 “미 상무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중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대만도 힘을 보탠다면 중국 첨단기술 분야의 수준을 몇 년 퇴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는 5G, 슈퍼컴퓨팅 등의 핵심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미쳐 중국의 기술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며 “결국 중국공산당은 ‘반도체 독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첨단기술 수출 통제는 중국의 군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슈퍼컴퓨팅 및 AI 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군사력 강화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대만은 중국 정권으로부터의 기술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공동으로 실행함으로써 ‘기술 베를린 장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카리스 템플만 연구원과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의 오리아나 스카일라 마스트로 연구원은 지난 7월 공동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화를 위해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고서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은 AI 기술에서부터 스마트폰, 의료기기, 자동차,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중국의 ‘침략’을 막는 것은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