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모아 펼친 이불로 3층서 떨어진 여성을 무사히 받아낸 경찰과 주민

이현주
2021년 03월 12일 오후 4:5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6

“더 지체하면 떨어질 것 같아서요.

한시가 급하다고 판단해서 이불을 펼쳤습니다.”

경찰과 주민이 힘을 합쳐 빌라 3층에서 떨어진 여성을 이불로 받아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MBC

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 5분쯤 전주시 덕진구 한 빌라 3층 창문으로 여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 창문 밖으로 몸 일부가 나와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당시 현관문은 굳게 잠긴 상태였고, 이를 부술 도구도 마땅치 않았다.

이때 여성의 몸은 창문을 반쯤 넘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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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각을 다투는 순간 경찰관 중 한 명이 이불을 펼쳐서 받아내자는 의견을 냈다.

경찰관들은 빌라 주민들에게 “담요나 이불을 좀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한 주민이 흔쾌히 이불을 들고나왔다.

그때였다. 창문 난간에서 중심을 잃은 여성의 몸이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추락 예상 지점에서 대기하던 경찰관 4명과 소방대원 1명, 주민 1명은 이불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여성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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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구해 나와 펼치기까지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머리부터 떨어져 크게 위험할 뻔했지만, 모두가 합심해 이불을 당긴 덕에 여성은 무사히 목숨을 구했다.

당시 현장의 경찰은 바닥과 여성의 머리 간 거리는 10여cm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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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환청에 시달리던 여성은 의식을 잃고 창가에 몸을 기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을 되찾은 여성은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망상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구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 전했다.

한상호 아중지구대장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판단이 늦었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신속하게 대처한 직원들 덕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