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위기 보도 지적…“미국서 언론 자유 실종”

이은주
2021년 03월 23일 오전 11:20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전 9:27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의 취재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언론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리사 부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국에서 더 이상 언론의 자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언론)은 민주당원에게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면 보도하지 않는다”면서 “정말 놀랍다.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부 보도와 희화화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3대 방송사인 NBC, ABC, CBS와 CNN, MSNBC를 거론하며 “(국경지역의 상황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다. 보도 범위가 너무 좁다”면서 “놀랍다. 이것은 우리 나라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줄곧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며 주류 언론들과 각을 세워왔다. 

그는 주류 언론매체들이 자신과 자신의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고 반대하는 내러티브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며 이들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비난해왔다. 

또 CNN, MSNBC, 뉴욕타임스(NYT) 등의 매체가 본질적으로는 “민주당의 날개”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에 유리한 메시지를 확산하는 데 언론이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트럼프의 발언은 불법 이민 급증으로 국경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당국이 국경 지역 수용 시설의 언론 접근을 제한한 이후 나왔다. 

게티이미지 사진기자 존 무어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경 지역에 대한 언론 접근 제한을 금지해 줄 것을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정중히 요청한다”는 글을 올렸다. 

무어는 국경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을 글과 함께 게재하며 “부시,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국경 지역을 촬영했지만, 지금은 언론 접근이 아예 불가능(zero access)하다”면서 “이 긴 렌즈 이미지는 멕시코 쪽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국경 지역에서의 언론 접근을 완전히 금지한 건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현재 이민자 급증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민들의 언론 신뢰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갤럽이 지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언론을 대단히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9%에 그쳤다. 상당히 신뢰한다는 응답은 3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7%였다.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7%에 달했다. 

이와 별개의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의 미국인이 주류 매체가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 이 기사는 잭 픽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