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가깝다 지적 받아온 바이든, 마오쩌둥 어록 인용 논란

하석원
2020년 07월 18일 오후 2:45 업데이트: 2020년 07월 18일 오후 3:0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오쩌둥의 발언을 인용해 논란이 됐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14일 디지털 모금행사에서 진행된 지지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여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여성이 하늘의 반을 떠받칠 수 있다(Women hold up half the sky)”고 말했다.

이 말은 마오쩌둥이 여성들의 혁명참여를 독촉하며 자주 사용한 말로 공식적으로는 1968년 ‘교시’에 처음 등장했다.

바이든이 마오쩌둥의 어록을 인용했다는 소식에 영미권 SNS에서는 바이든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이 ‘차이나 조’ ‘베이징 바이든’이라는 별명을 붙이며 반발했다.

트위터에는 “왜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했을까?” “조 바이든, 그도 시진핑처럼 마오쩌둥을 우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네” “범죄자의 말을 인용해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마오쩌둥은 집단 학살자인데 어떻게 그의 말을 인용할 수 있나?”라며 바이든과 중국의 관련성을 보도했던 뉴스들을 언급했다.

미국 내 중국계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공산당에 가깝다는 걸 드러냈다”며 더 강한 어조의 비판이 제기됐다.

조 바이든이 마오쩌둥의 어록을 인용한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에 대해 미국 내에서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문화대혁명의 멘토였던 마오쩌둥의 어록을 인용한 것은 시기적절했다는 비아냥 섞인 평가다.

바이든의 발언에 단순한 해프닝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분석도 제기된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중국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후보자들의 견해가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런츠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 온건한 태도를 보이는 후보는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의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은폐로 국가적 피해를 보는 가운데,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가 이번 선거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 일가가 중국과 친밀한 관계로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 공산당이 기뻐할 거라는 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의 작가 피터 슈바이처는 2018년 작 ‘비밀의 제국들(Secret Empires) : 미국의 정치계급은 어떻게 부패를 감추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부자로 만드는가’에서 바이든 일가를 분석했다.

슈바이처는 이 책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바이든 부통령의 막내아들 헌터가 당시 케리 국무장관과 손잡고 사업을 했다고 밝히고, 헌터가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을 이용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은행의 자금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중국 국영기업이 군수기술을 보유한 미국계 회사인 헤니게스 오토모티브사(Henniges Automotive)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헌터가 역할을 했다고 했다.

책에는 바이든 부통령이 헌터와 함께 2013년 말 중국을 방문한 사실도 소개했다.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온 지 12일 만에 헌터는 중국으로부터 “성탄절 선물”을 받았는데, 헌트와 그의 중국 파트너가 등록한 한 사모펀드 운용사에 투자하겠다는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의 투자계획 발표였다. 규모는 10억 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