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결혼 줄고 비혼·이혼 늘어…출산율 1.05 신생아 급감

류지윤
2021년 02월 21일 오전 5:0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1일 오전 5:01

중국에서 혼인건수가 6년 연속 하락하는 가운데 이혼마저 늘면서 신생아 감소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제일재경(第一財經) 등 중국매체는 중국의 혼인건수가 2014년 처음 감소세로 줄어든 이후 한 이후 매년 줄어들어 2019년 1천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혼인건수(혼인신고 기준)는 927만건으로 전년대비 8.5% 줄었다. 혼인율은 6.6%로, 전년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증가한 해였던 2013년(1347만건)에 비하면 6년만에 약 31%인 420만건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매체는 결혼이 줄어드는 원인으로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 △평균 결혼 연령 증가 △만혼·비혼 증가 △높은 집값 △경제 부담 가중 등을 꼽았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전체 31개 성 가운데 도시화 수준이 높은 8개 성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었다.

1인가구 비율은 경제수준이 가장 높은 광동(廣東· 광둥)이 29.34%로 1위였고, 이어 상해(上海·상하이), 절강(浙江·저장)성 순이었다. 북경(北京·베이징)도 22.26%로 4위를 기록했다.

도시지역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서도 주택 장만, 차량 구매, 예물 부담 등으로 결혼 준비금이 100만 위안(약 1억7천만원)대로 치솟으면서 나이 든 노총각이 급증하고 있다.

결혼은 줄어드는데 이혼은 늘고 있다. 중국의 이혼건수는 2010년 268만건, 2012년 300만건에서 2016년 400만건을 돌파했다.

중국 공산당(중공) 국무원 산하 사회·행정업무 담당기관인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이혼(수속)건수는 470만건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혼이 적었던 중소도시, 농촌지역에서도 이혼이 늘고 있다.

지역에 따른 정확한 통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동부 복건( 福建·푸젠)성 천주시(泉州·취안저우)시의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1980,90년대 농촌인구가 밀집한 민남(閩南·민난)지역에서는 이혼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도 이혼이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원인에 대한 의론이 분분하다. 결혼 비용이 과다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경제적 문제로 가고 싶어도 아예 장가를 갈 수가 없다. 평생 홀아비로 살 수밖에 없다”, “부모 도움 없이 20대에 100만 위안(약 1억7천만원) 모아서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등의 댓글이 보였다.

“물가는 너무 높고, 월급은 너무 낮고, 행복이라고는 없고, 아이를 낳으면 잃어버리고, 이혼하면 아이에게 상처가 될테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심각한 아동 실종문제를 함께 엮어 지적한 글도 있었다.

결혼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이혼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면서 ‘인구대국’ 중국도 출산율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신생아는 1천600만명대 유지하다가 2018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작년에 1.5명 이하로 떨어졌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조만간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출산율 감소에는 결혼 감소, 이혼 증가 외에도 자유로운 독신 생활을 누리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젊은 층의 이기주의적 세태도 영향을 미친다고 중국 기성세대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