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취업난…中 상하이 일류대 졸업생 취업률 15%

강우찬
2023년 04월 20일 오전 11:47 업데이트: 2023년 04월 20일 오전 11:47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상위권 대학 졸업생도 심각한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졸 예정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 명이어서 청년 실업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의 사회문제 인플루언서인 옌화펑(嚴華豊) 변호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웨이보에 상하이해양대학 내부 회의 자료를 공개하며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자료는 대학 측이 내부 회의 때 화면에 띄운 취업현황표를 찍은 것으로 이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15%에 못 미쳤고 상하이 지역 모든 대학(단기대학 포함) 취업률도 32.8%에 그쳤다.

중국 저장성의 한뤼 변호사 사무소 소속 옌화펑(嚴華豊) 변호사가 자신의 웨이보에 공개한 상하이 해양대 내부회의 장면 사진. | 웨이보

상하이는 선전과 함께 중국 대졸자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도시로 꼽힌다.

중국의 도시는 인구 규모나 경제·사회 활동 등에 따라 1~5선으로 등급이 나뉘는데, 가장 높은 등급인 1선 도시는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경제활동이 활발한 도시들이다.

상하이해양대학은 중국 최고 명문인 상하이교통대, 푸단대 등에 비해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중국의 교육 분야 국가 전략 프로젝트인 ‘쌍일류 건설’에 지정될 만큼 지원이 탄탄한 대학이다.

2016년 시작된 쌍일류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교육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로 중점 육성대학과 학과를 선정해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세계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사업이다. 지난해 2월 기준 중국 내 147개 대학, 331개 학과 명단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적 지원도 낮은 취업률로 인해 빛이 바랬다. 올해 상하이 지역 신규 대졸자는 23만6천 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상하이 지역의 최고 명문이자 중국 상위 5위권에 드는 푸단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 16일 자에 따르면 지난해 푸단대 학부졸업생 약 3천 명 중 취업자는 700명에 못 미쳤다. 상당수가 취업난을 피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구직시장에는 석박사 출신이 넘쳐나 미래가 불투명하다.

어렵게 취업하더라도 임금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중국 내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신규 대졸 취업자 평균 월급은 5388위안(약 103만원)이었다.

급여 구간이 4000~6000위안이 40%를 차지했고 6000~8000위안은 20% 선이었다. 중국 대졸자 상위 10%의 월 급여가 한국 돈 150만 원 안팎인 셈이다.

낮은 급여의 한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 청년층의 ‘탕핑(躺平)주의’가 거론된다.

포기하고 적당히 살겠다는 정도의 의미인 탕핑은 과도한 경쟁에 지친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TVBS는 “중국의 청년 구직자들은 급여가 좀 적더라도 업무 강도가 낮아 직장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