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中경제가 미국 추월? 불가능할 것”

조영이
2022년 08월 20일 오후 1:33 업데이트: 2022년 08월 20일 오후 3:09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관련해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과거 러시아와 일본이 미국에 도전했다 실패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서머스 “중국 경제 전망도 러·일처럼 다시 보게 될 것”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지난해 1월 2028년에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일본 노무라 증권도 2028년을 중국이 세계 경제 1위에 오르는 시기로 예상하며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그 시기가 2026년으로 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6개월~1년 전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언젠가 미국 경제를 확실히 추월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1960년에 러시아 경제 전망을, 1990년에 일본 경제 전망을 다시 평가한 것처럼 지난 2020년에 나온 중국 경제 전망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또 “중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all kinds of challenges)에 직면했다”며 “엄청난 금융 오버행(overhang, 잠재적 과잉물량), 명확한 미래 성장 동력의 부재, 중국 정부의 기업 개입(규제) 증가, 생산 인구 감소 등은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들,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

실제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중국의 7월 경제지표는 소매 판매, 산업 생산 및 투자가 모두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전문가들의 당초 추정치를 밑돌았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홀딩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3%에서 3%로 낮췄다. 노무라 홀딩스도 전망치 3.3%에서 2.8%로 대폭 내렸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는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이유로 수요 둔화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부동산시장 침체, 에너지 공급난을 꼽았다.

“中경제 둔화, 美인플레 진정에는 긍정적”

한편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데 이러한 중국 경기 둔화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에서의 상품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연준(Fed) 정책 입안자들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헤드라인 인플레이션(필수 소비재 전체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해소됐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물가가 2%대로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서 온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의 핵심 지표는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머스는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함께 미국 경제학계의 ‘3대 슈퍼스타’로 불린다. 16세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조기 입학했고, 28세 나이에 하버드대 최연소 종신교수에 올랐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