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위해 세워진 병원 (8)

매튜 로버트슨
2017년 09월 15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19년 12월 14일 오후 5:25

기이한 침묵

국제 의학계가 대규모 반인륜범죄에 대해 결론 내리기를 삼가는 것은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장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양심수가 표적이 됐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마땅한 일이다. 이 만행이 21세기의 가장 충격적인 대량 학살 범죄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뢰받는 단체들과 전문가들은 파룬궁 수련자에게서 장기를 수확한다는 주장을 공상과학소설(SF) 음모론의 영역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2008년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당사국은 즉시 일부 파룬궁 수련자들이 장기 이식에 이용됐다는 주장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거나 의뢰해야 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 그러한 학대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기소되고 처벌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대 메디컬센터의 윤리학자 아서 캐플란은 “중국 내의 파룬궁 신앙인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데 대해 조사하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라”는  2012년 백악관 청원에 서명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장기를 얻기 위해 살인을 하는 데 대해 가만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너무 악랄하다. 그건 너무 잘못됐다. 인권에 대한 모든 사상에 위배된다”고 했다.

뉴욕대 랭곤 메디컬센터 생명윤리 과장 아서 카플란 박사. 2012년, 그는 장기를 얻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양심수 살해하는 악행을 조사해 달라는 탄원서를 공동으로 제출했다. | New York University

파룬궁 수련자들에게서 장기를 적출하는 문제를 직접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휴먼 하비스트(Human Harvest)’는 2014년 방송계의 퓰리처상인 피버디상을 수상했다. 피버디의상은 이사진 17명이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그들은 “엄청난 수익을 내는 괴물 같은 강제 장기 기증 시스템”이라는 표현으로 다큐멘터리 요약문을 썼다.

이스라엘과 타이완 등 일부 국가는 파룬궁 수련자에게서 장기를 수확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중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제 장기 이식 분야의 일부 주요 인물들이 보인 반응은 의식 있는 사람들을 당혹게 한다. 그들은 국제적인 비난과 조사 촉구를 위해서는 드러난 혐의에 대해 충분한 공적 무게를 실어줘야 마땅한데도 반인륜적 범죄에 침묵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장기 이식 개혁 프로젝트를 돕기 위한 키신저식 시도의 일부로서 순응적인 입장을 채택했다.

이식협회(The Transplantation Society) 전 회장이자 이전에 중국과의 이식 문제에 관한 주요 국제 연락책이었던 프랜시스 델모니코 박사는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코멘트는 톈진 제1중심병원에 대한 평가를 독려해 검증 가능한 자료를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일한’이라는 단어가 굵은 글씨체로 쓰여 있었다.

시드니에서 일하는 이식협회 전 회장 제러미 채프만과, 중국 관리들과 긴밀히 협조해 왔던 미국 시카고대 의대 간외과 의사인 마이클 밀리스 같은 이들은 이 심각한 질문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밀리스는 독일 일간지 디 자이트(Die ZEIT)의 마르티나 켈러와 가진 인터뷰에서 파룬궁 수련자 장기 출처 문제에 대해 “그것은 나의 영향권이 아니다. 세상에는 나의 초점이나 관심사가 아닌 것이 많다”고 했다.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진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도덕적 해이 문제가 중요하고, 인권 문제가 중요하고, 비록 사망했다 하더라도 착취당한 사람들의 삶이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의 도덕적인 관심을 차지할 만하다.”

— 미네소타대학교 인권과 보건 프로그램 책임자, 커크 앨리슨

현재 이식협회 회장인 필립 오코넬 박사와 장기 이식 문제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연락 담당자인 호세 누네즈 박사는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 WHO의 장기 이식에 관한 지침은 모든 장기 이식 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조사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WHO 관계자들은 중국에 그러한 공개적인 요구를 거의 하지 않았다.

커크 앨리슨 미네소타 주립대 인권과 보건 프로그램 책임자는 강제 장기 탈취 문제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 부족에 대해 이메일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진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도덕적 해이 문제가 중요하고, 인권 문제가 중요하고, 비록 사망했다 하더라도 착취당한 사람들의 삶이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의 도덕적인 관심을 차지할 만하다.”

존경받는 이스라엘의 심장외과의 라비 박사는 이메일을 통해 “나는 전 세계의 동료 의사들이 나처럼 ‘중국이 현재의 장기 이식 시스템에 대해 국제 이식 커뮤니티에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받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할 도덕적 의무를 느끼지 않는 점에 대해 당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로서 1944년 테르시엔슈타트 나치 수용소를 방문한 국제적십자사가 저지른 끔찍한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게 할 의무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소피아 팡이 이 기사를 위한 조사에 기여했다.

2016년 2월 13일 업데이트: 누적된 간 이식 수치에 대한 공식 자료의 출처가 명확해졌다. 2010년 말 현재 5,000명이라는 수치는 톈진시 정부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선중양의 프로필이 아닌 공산당 정치전 부서인 통일전선사업부 웹사이트에 실린 선중양의 연설에서 나온 것이다. 텐진시 정부 출처에서는 2014년 현재 누적 간 이식 건수가 1만 건이다. 신장 및 간 이식에 대한 침상 점유 데이터에 사용된 중국 건설 및 리모델링 데이터 베이스의 22페이지 분량의 문서에 대한 추가 식별 정보가 제공됐다. 중국이식센터의 장기 이식 수혜자의 평균 체류에 대한 추가 정보가 제공됐고, 이로 인해 잠재적으로 수행된 누적 이식 건수에 대한 다양한 추정치가 제공됐다. 이 수치 범위를 표로 나타낸 스프레드시트 링크를 제공하고, 공식 데이터와 대조해 1개월 체류를 가정했을 때 예상되는 잠재적 누적 이식 번호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추가했다. 환자 한 명에게 여러 차례 간 이식을 시행한 선중양을 언급한 단락은 삭제했는데, 이는 이런 이식 사례가 공개된 것은 하나뿐이기 때문에 이식 수행 횟수에 실질적으로 추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Minghui.org 기사 검색에 있어 구글 사이트 검색이 아닌 사이트의 검색 인터페이스에서 직접 검색하는 다른 방법이 사용됐으며, ‘혈액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어로 검색했다. 이로써 톈진 주변의 노동교양소에서 실시된 혈액검사나 신체검사 수치는 낮지만, 정확도는 높을 수 있다. 중국어로 ‘抽血’을 ‘혈액검사’로 번역한 원문을 ‘혈액을 뽑는다’로 바꿔 정확성을 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