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다 맞아라” 바이든 던진 화두에 ‘답변’ 마련 분주한 공화당 주지사들

하석원
2021년 09월 15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1년 09월 15일 오후 7:08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 백신접종 명령을 내린 가운데, 14일(현지 시각)까지 미 27개 주(州) 주지사와 법무장관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원 공화당 소속이다.

이들은 백신 접종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명령으로 강제하면 미국의 가치와 헌법에서 보장한 자유를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공무원,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업체 직원들에게 반드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고 명령했다. 또한 100인 이상 사업장에 백신 접종 혹은 주1회 음성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 명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권력 장악” “연방정부의 지나친 개입” “국민 분열” “비(非)생산적” “비미국적” “위헌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크 브르노비치 애리조나주 법무장관(당연직 검찰총장)은 “헌법의 평등보호 조항을 위반한 명령”이라며 위헌 소송을 14일 제기했다.

브르노비치 법무장관은 소송장 요약본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근로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추진하면서도, 미국 남부 국경으로 유입된 불법 이민자들에게는 접종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에게 편향적인 위헌적 명령이라고 지적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헨리 맥마스터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 당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주민의 생계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바이든과 민주당을 지옥문까지 쫓아가 싸울 것”이라고 강한 결의를 나타냈다.

네브라스카의 피트 리켓 주지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백신 접종 강요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리켓 주지사는 예방접종이 의무화된 다른 백신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백신들은 장기간 검증을 거쳤지만, 나온 지 1년도 안 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들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백악관 최고 의료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 등이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며 “이들이 처음부터 일관된 발언과 투명성을 보였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신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박사와 바이든 행정부 보건책임자들은 마스크 관련 방침에서 우왕좌왕했다. 확산 초반에는 쓰지 말라고 했다가 이후 쓰라고 말을 바꿨다.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백신 접종률 목표치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시위 등 대규모 군중 집회에 대해서는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파우치 박사 등은 작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시위에 대해선 코로나19 전염 확산 위험성을 거의 경고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시위와 모임에 대해서는 “전염병을 퍼뜨린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의 백신 접종 명령 반대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리’로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8월말부터 미국에서는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 15만명, 사망자 1000명을 넘어섰다. 돌파감염되더라도 입원·사망 확률을 낮춰주는 백신 접종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백신 접종은 주민들이 보건당국 발표와 언론 보도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위험성을 인지한 상황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진짜로 과학적 근거에 따른다면, 자연적으로 획득하는 면역력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환자 치료 과정에서 증상 없이 감염됐다가 회복해 자연 면역을 획득한 의료진도 있을 텐데 이들도 모두 해고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 강제조항으로 만들면, 헌법에서 보장한 자유를 따르는 사람들이 심지어 면역력을 보유했더라도 단지 백신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다른 차별에 처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난적 보건 위기 상황을 맞아, 자유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에서부터 일반 시민까지 ‘시키는 대로 맞으면 될 일’과 ‘정부의 지나친 통제와 사생활 간섭’이라는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선택에 직면해 있다.

*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 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