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일가, 中과 천연가스 거래…내부고발” 美 의원

프랭크 팡
2022년 09월 29일 오후 4:15 업데이트: 2022년 09월 30일 오후 2:57

공화당 제임스 코머 의원 의혹 제기
옐런 장관에 서한 “국민 앞에 해명”
이메일에 ‘조’ 등장…백악관은 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가가 중국에 미국산 천연가스를 판매했으며, 이러한 거래가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의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제공한 정보와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는 2017년 미국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공산당 당원을 조력자로 채용했다.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면서도 자신이 미국의 천연자원을 중국에 판매하는 사업거래에 중요 주선자로 개입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심각한 이해충돌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코머 의원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계약의 사업상 당사자였고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거래 성사를 추진했으며, 바이든이 관리하는 회사는 사업상 리스크가 예상됐음에도 중국 회사 측으로부터 미리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 중 일부는 과거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의 구체적인 증언과 이메일, 기업 프리젠테이션 파일, 암호화된 메시지의 캡처본, 공화당이 입수한 은행자료 등 의혹을 뒷받침할 다양한 증거가 함께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적어도 2017년부터 해당 계획에 연관되거나 최소한 이 계획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추가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코머 의원은 “2017~2021년 바이든 일가는 2017년부터 함께한 사업 파트너들에게 바이든의 2020년 대통령 출마와 향후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로부터의 보상을 약속했다”며 이런 거래가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결정에 미친 영향은 없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헌터, 중국 기업 임원에게 사업 제안

코머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헌터는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사라진 화신에너지의 최고 경영진과 연락하며 천연가스 거래를 추진했다.

헌터는 지난 2017년 11월 화신에너지 이사 둥궁원(董功文)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전 세계 천연가스 수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훨씬 이전에 미국에서의 (사업) 기회를 조사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루이지애나주에서 개발 중인 액화천연가스(LNG)에 관해 소개하며 우선 단기적으로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에 대량의 LNG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해당 천연가스전 개발사업의 인수나 파트너십 체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제안은 미국과 중국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코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근무했던 연구원 바오쟈치라는 인물이 헌터의 조력자로 일했다.

바오는 헌터가 중국 측에 제시할 자료를 만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헌터에게 보낸 30쪽 분량의 프리젠테이션 파일에는 미국 각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기록됐고 중국어 설명이 달려 있었다.

이 파일에 첨부된 이메일을 통해 헌터가 중국 화신에너지 관계자와 공동설립한 회사인 ‘허드슨웨스트III’를 통해 중국에 천연가스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에포크 타임즈 사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2022년 4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Drew Angerer/Getty Images

바이든, 아들 사업 개입했나 안 했나

코머 의원 자료에 따르면, 헌터는 아버지 바이든 대통령이 이 거래에 개입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아버지 몫이었던 합작투자회사 지분의 10%를 자기 명의로 소유할 예정이었다.

헌터의 사업 파트너였던 토니 보뷸린스키는 이러한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달라는 에포크타임스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코머 의원 자료에는 헌터의 또 다른 사업 파트너가 다른 동업자들과 주고받은 왓츠앱 메시지의 스크린샷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조가 관련됐다고 언급하지 말라”며 “그런 이야기는 직접 대면했을 때만 하라”고 경고했다.

이 파트너는 “나도 당신이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이 점에 대해 편집증적으로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맞다”며 “더 까다롭게 편집증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의 채팅에서 언급된 ‘조’의 정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맥락상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코머 의원은 추측했다.

그러나 코머 의원에 따르면, ‘조’가 누구인지 그 정체를 극구 감추려 했던 헌터 자신이 실수를 범한 대목도 있다.

헌터는 2017년 9월 보낸 이메일에서 “새로운 사무실 동료에게 열쇠를 주라”면서 이메일 수신자에게 아버지 조 바이든과 삼촌 짐 바이든의 휴대전화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코머 의원은 이를 “새 사무실 동료가 둘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새 사무실 동료’라는 표현은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이메일에도 등장한다. 해당 이메일에서는 헌터의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의 관리책임자가 “새 동료를 환영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이라고 보낸 답신이 기록됐다.

백악관은 ‘새 사무실 동료’가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백악관은 헌터와 바이든 대통령은 사업적으로 동료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아들과 사업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코머 의원 서한에서 주장된 의혹에 관해서는 백악관과 헌터의 변호사 모두 반론권 보장을 위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미국 하원에서는 바이든 일가의 해외 사업에 관한 문서 공개를 요구한 법안이 부결됐다. 이 법안은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