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 중국발 정체불명 씨앗 배달… 경찰 “브러싱 사기 가능성”

잭 필립스
2020년 07월 29일 오후 12:26 업데이트: 2020년 07월 29일 오후 12:26

중국발 정체불명의 씨앗이 미국 여러 지역 농가에 배달돼 주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가운데, 경찰이 ‘브러싱 사기’(실적 부풀리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해당 씨앗을 둘러싼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경찰과 관련 당국은 미국 곳곳에 무작위로 발송된 소포가 전자상거래 사기 수법인 브러싱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화이트하우스 경찰국은 2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씨앗들이 브러싱 사기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브러싱 사기는 판매자가 무작위로 상품을 발송해 판매량을 늘리고, 고객이 물건을 받은 것처럼 가장해 좋은 후기를 대신해서 남기면서 해당 상품의 평점을 올리는 데 사용되는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씨앗이 담긴 소포를 받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씨앗을 수거하고 있다.

앞서 유타주와 버지니아주 농업 당국은 해당 씨앗을 종자 공격용으로 의심하고 소포를 받은 주민들에게 씨앗을 심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이러한 사기성 거래 수법은 자신의 상품 평점을 높이려는 판매자가 가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아마존에 가입한 뒤, 기프트 카드로 상품을 구매하고 무작위 주소로 상품을 보내는 방법이다. 소포가 발송되고 나면 해당 아마존 계정이 ‘검증된 구매자’로 등재돼 후기를 기록할 수 있게 한다.

판매자는 물건 받은 이들을 대신해서 좋은 후기를 남김으로써 아마존에 올라온 자신의 상품 순위가 올라가는 것이다.

아마존 전 비즈니스 컨설턴트였던 제임스 톰슨은 지난 2018년 보스턴 글로브에 그러한 행위가 “아마존에서 그들의 상품 순위를 높인다”고 말했다.

같은 해 매사추세츠주의 한 커플은 아마존에서 주문한 적 없는 수상쩍은 소포를 받았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보도했다. 해당 소포에는 USB 충전식 가습기와 개 목줄이 들어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농림소비자국은 지난 27일 “국제적인 인터넷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 농무부도 이날 미 농무부의 말을 인용해 무작위로 배송된 씨앗이 든 소포는 “브러싱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씨앗이 바이오 테러 등 “나쁜 의도로 보내졌을 것으로 의심할만한 증거는 없지만, 농업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기 원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또 주민들이 씨앗을 심거나 반송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심은 씨앗은 다시 꺼내 이중포장해서 폐기물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하는 로리 컬리씨가 지난 26일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주문하지 않은 중국발 소포 2개를 받은 사실을 알리면서 공개됐다.

그녀는 소포 겉면에는 대부분 중국어가 적혀있었고 내용물은 귀걸이라고 했지만 “주문하지도 않은 씨앗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또 “씨앗 소포가 유타주 투엘 지역에 사는 40명 이상의 주민들에게도 전달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