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제재 받은 캐리 람 “은행계좌 없어 매일 현금 소비”

류지윤
2020년 12월 4일 오후 3:19 업데이트: 2020년 12월 4일 오후 3:19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미국 제재 이후 어느 은행도 자신의 계좌를 개설해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어쩔 수 없이 매일 현금을 쓰고 있어 집에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한다.

홍콩 HKIBC의 지난 27일 자 방송에서 캐리 람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생활에 불편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당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홍콩 행정장관인데 어떠한 은행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매일 모든 물건을 현금으로 사고 있으며 집에 쌓아두고 있다. 은행 계좌가 없어 정부가 월급을 현금으로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중공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한 것을 두고 트럼프 정부는 홍콩 ‘일국양제’ 국제 협약 위반으로 간주했다. 이후 트럼프는 7월 14일 홍콩 자치법에 서명했으며, 또한 미국 정부에 15일 이내 행동 개시와 홍콩 특별대우 중단, 관련 기관 및 인물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8월 7일,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이들이 홍콩의 민주 운동을 저지하고, 홍콩의 자유를 침식하며, 홍콩의 반체제 인사를 억압해 홍콩 자치를 해친다는 이유로 캐리 람 행정장관, 테레사 청 율정사 사장(법무부 장관 격), 존 리 홍콩 보안국장, 크리스 탕 경무처장 등 11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캐리 람은 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국 재무 서비스와 신용카드 사용 제한 가능성을 처음 밝혔고,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장도 언론에 일부 은행의 서비스 중단을 시인했다.

8월 12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공이 통제하는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초상은행 등을 포함해 홍콩에서 영업 중인 국제은행이 캐리 람 등의 인물에 대한 미국의 제재 명령을 준수하는 첫 단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월 14일 미 국무부는 국제금융기구에 홍콩의 민주 활동을 탄압하는 개인과 거래하지 말라며 거래 시엔 2급 제재를 받게 되리라고 공식적으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