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67% “화석연료 완전 폐지 반대…재생에너지와 병용해야”

김태영
2023년 04월 21일 오전 9:26 업데이트: 2023년 04월 21일 오전 9:26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인 10명 중 7명은 화석 연료를 계속 사용하길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67%가 “재생 에너지와 함께 화석 연료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3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성인 1만7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1.4%포인트(p)다.

이번 조사에서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는 단계적으로 완전 폐지해야 한다’에 찬성한 응답자는 31%에 불과했다.

앞서 2021년 1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65% 줄이고, 2035년까지 자동차와 트럭 등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 정책에 대해서는 지지 정당별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경우 10명 중 9명이 미국의 탄소 중립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과반수(53%)가 탄소 중립 정책에 반대했다.

선호 정당에 따른 의견 차이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에서도 두드러졌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78%는 ‘기후 변화는 국가의 안녕(安寧)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23%만이 이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정당과 상관없이 의견이 일치한 대목도 있다. 대다수 미국인은 기후 변화가 정부가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 기후 변화보다 경제나 의료 비용 문제 등을 정부가 더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로 꼽은 것이다.

한편 지난 3월 20일(현지 시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58차 총회를 통해 승인한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라며 에너지 생산 및 운송 수단 등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이 이번 세기 내 (파리기후협정에서 제한한)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가올 기후 위기 심각성에 대해서도 적시했다.

하지만 “IPCC가 주장하는 ‘인간에 의한 기후 위기’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지난해 6월 27일 기후 지성인 그룹 ‘클린텔(CLINTEL)’이 발표한, “기후 위기는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계 기후 선언’에 올 2월 기준 전 세계 과학자, 기후·환경 전문가 약 1500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언은 노르웨이 출신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 세계적인 기후과학자 미국 MIT 공대 리처드 린젠 교수를 비롯한 26명의 앰배서더가 주도했으며 한국의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