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4%대 진입했지만 불안 요인 여전…정부 “둔화세 가속에 총력”

이윤정
2023년 03월 6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3년 03월 6일 오후 1:15

지난 2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0개월 만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대로 떨어지면서 물가 안정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은 국내외 불확실성을 주시하며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계청이 3월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물가 오름세가 지난해 7월 최고치(6.3%)를 기록한 이후 10월부터 5~6%대를 이어오다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간 것이다. 전월(1월)에 5.2%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0.4%p 축소됐다.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1% 상승해 전월과 동일했고, 석유류는 1.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건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전기·가스 요금 등은 28.4%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료(29.5%), 도시가스(36.2%), 지역 난방비(34%) 모두 크게 올랐다. 가공식품은 10.4% 올라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를 찍었으며 외식도 7.5%로 크게 올랐다. 공업제품은 5.1% 올라 전월(6.0%)보다 둔화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3월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전망하며 “다만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품목의 가격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아 민생 부담이 큰 만큼 정부는 물가 둔화세가 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3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후에도 한국은행이 제시한 물가안정 목표(2%)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리스크 요인들이 적지 않게 잠재해 있는 만큼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물가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에 따라서도 향후 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성장-물가 상충관계, 외환·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교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