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건설로 수몰됐던 3400년 전 고대 궁전, 극심한 가뭄에 다시 지상으로

캐더린 볼튼
2019년 07월 16일 오전 11:29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6

가뭄은 자연재해로 여겨지지만 뜻밖의 발견을 가져오기도 한다. 고대문명의 터전이었던 이라크 지역 댐의 수위가 가뭄으로 낮아지면서, 수천년간 잠들어 있던 고대문명의 유적이 깨어났다. 고고학자들은 댐의 수위가 회복되기 전 서둘러 발굴작업에 착수했다. -편집부


계속된 가뭄으로 이라크 모술댐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며 3400년 전 미타니(Mitanni) 제국 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역사학자들은 지금껏 거의 연구된 바 없는 미타니 문명을 연구할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며 뜻밖의 행운에 기뻐했다.

티그리스강을 따라 지금의 쿠르디스탄 지역을 지배했던 미타니 제국은 기원전 14~15세기가 황금기였다. ‘케뮌(Kemune)’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궁전 유적지는 쿠르드-독일 연구팀인 하산 카심 박사와 이바나 풀지스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궁전은 7미터가 넘는 외벽과 쐐기문자 명판이 놓여 있는 수십 개의 방들을 간직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보존상태도 좋았다.

이 지역은 지난 1980년대 모술댐 건설로 수몰돼, 연구자들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다. 2010년 가뭄으로 유적지 모습이 잠깐 드러나긴 했지만 그때뿐이었으며 연구자들이 발굴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라크 투르크 지역에 대규모 가뭄이 찾아오면서 연구자들에게는 천혜의 기회가 주어졌다.

고고학자들은 댐 수위가 회복 전까지 최대한 많이 발굴하기 위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구팀 풀지스 박사는 “붉은색과 푸른색 안료를 쓴 벽화를 발견했다. 이런 벽화는 기원전 2000년 전에는 근동 국가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적이지만, 이렇게 잘 보존된 것은 사상 두번째”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타니 문명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고대 이집트와 교류했다는 정도가 알려져 있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 조각처럼 남은 역사적 파편들을 퍼즐 맞추듯 연구해온 고고학자들에게 이번 발견은 “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팀은 궁전 내부에서 발견된 쐐기문자들을 연구하면 그간 명확하지 않았던 이라크와 근동 지역의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지스 박사는 “미타니 제국은 수도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고대 근동 국가로, 가장 연구가 덜 된 곳”이라며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원제: Incredible 3,400-Year-Old Palace in Iraq Emerges After Reservoir Waters Recede From Drought)